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하이킥’의 22일 시청률은 21.5%로 조사됐다. ‘순풍 산부인과’(2001∼2003년) 당시 33%가 시트콤 최고 시청률이지만, 그때는 케이블 채널 등이 활성화하지 않았기에 이번 21.5%는 ‘순풍’ 못지않는 기록이다.

한때 방송사마다 2∼3개의 시트콤을 내보내다가 “시트콤은 이제 안 먹힌다”며 모두 자취를 감추고 유일하게 남은 시트콤이라는 점에서 ‘…하이킥’의 인기는 의미가 크다.

‘…하이킥’의 이 같은 인기에는 김병욱 PD가 있다.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을 통해 ‘캐릭터 시트콤’의 진수를 보여줬던 김 PD는 이번 작품에서도 살아숨쉬는 인물들을 만들어냈다. 방송 초반 “지나치게 산만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50회 넘게 방송되면서 틀이 잡혔다는 평이다.

가부장적 권위를 드러내지만 ‘야동’(야한 동영상)을 즐겨보는 이순재는 ‘야동 순재’란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며느리 시집살이에 서글픈 나문희, 똑똑하지만 왠지 얄미운 박해미, 햄버거 먹다가 사고 쳐 해고당한 ‘식신’ 정준하 등 인물 하나하나가 개성 강한 색깔을 드러낸다. 신지 이민용 서민정 이윤호 이민호 등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거침없는’ 인기몰이 중이다.

시청률 40%를 웃돌던 KBS ‘열아홉 순정’이 끝나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도 인기의 한 원인이다. 지난 12일 ‘열아홉 순정’이 종영된 이후 ‘…하이킥’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일일드라마를 오후 7시45분에 전진 배치하고 시트콤은 8시20분에 방송한 편성도 결과적으로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져 성공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김병욱 PD는 “전작들과 달리 드라마,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 연속성을 강조한 것이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며 “20%가 넘는 시청률이 감사하지만 부담도 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무리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