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1992년 ‘오박사네 사람들’ 이후 시트콤은 제작비가 적게드는데다 안정적인 시청률이 나와 방송사의 효자 종목이었다. 하지만 진부한 소재와 캐릭터 등으로 근래 들어 시청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한때 방송사마다 2~4개씩 방송하던 시트콤은 자취를 감추고 이제 KBS, MBC, SBS 방송 3사에서 방송하는 시트콤은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하나뿐이다.

시트콤의 침체 속에 모습을 드러낸 ‘거침없이 하이킥’은 초반 8%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다 최근 들어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을 그려 17일 ‘거침없이 하이킥’은 17일 19.8%로 2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이처럼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뭘까. ‘순풍산부인과’‘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똑바로 살아라’등 김병욱PD의 특기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서히 빛을 발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김병욱PD의 시트콤의 특성은 캐릭터의 성격을 구체화해 정형화하는데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가부장적 권위를 드러내면서도 때로는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이순재를 비롯해 ‘식신’정준하, 똑똑하지만 얄미운 박해미, 전통적 시어머니와 변화한 시대의 시어머니의 중간에 끼어 고생하는 나문희 등에 이르기까지 한두가지 컨셉이 확연히 잡히는 성격을 대변하는 캐릭터들이 시청자의 취향과 기호, 입장, 연령에 따라 사랑을 받아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현실과 일상성을 시트콤에 녹여내는 공감을 촉발하는 것도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사회적 이슈와 문제가 되고 있는 실업과 이혼, 변화하는 고부관계 등을 ‘거침없이 하이킥’에 과감하게 수용해 공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거침없는 인기 상승곡선을 그린데에는 시트콤외적인 이유도 있다. 이 시트콤의 주 소구층인 10~30대 마니아를 중심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해 각종 화제와 패러디, 반응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유포시킴으로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도 인기의 한몫하고 있다. 캐릭터의 뇌구조를 그래픽 화 한 것을 비롯해 네티즌들이 제작해 눈길을 끄는 ‘거침없이 하이킥’에 관련된 글들과 그래픽, 패러디, 동영상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 시트콤에 눈길을 주게 만드는 계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40%대에 인기독주를 하던 같은 시간대의 KBS ‘열아홉 순정’의 퇴장도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를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열아홉 순정’고정 시청자들이 적지 않게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채널을 돌려 시청률 상승에 일조를 했다.

이밖에 방학을 맞은 초중고생과 대학생들이 속속 ‘거침없이 하이킥’ 시청 대열에 합류함을서 ‘거침없이 하이킥’은 거침없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다양한 이유로 인기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진제공 = MBC]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