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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진, "가을이 여진에 몰입하도록 도와줘요"

중학교 1학년 때 ‘조선왕조 5백년’으로 연기를 시작했으니 벌써 연기경력 18년째다. 커다란 눈망울에 앳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얼굴에서도 이젠 성숙한 여자의 향취가 묻어난다. 모든 것이 익어가는 가을만큼이나 성숙한 매력을 발산하며 안방의 문을 두드리는 이가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후속으로 다음달 3일부터 전파를 타는 MBC 새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극본 조소혜ㆍ연출 권이상 최도훈)의 주연배우 우희진(30)을 만났다.

“연기는 오래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작품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고 할까요.” 10대에는 솔직히 마냥 좋아서 했다. 20대에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책임감이 들기 시작했다. 30대로 막 들어선 지금은 어떨까. “좀더 담담하고 차분해졌달까요. 작품을 볼 때나 심지어 나 자신을 볼 때도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는 느낌이 들어요.” 자기 속에서 내적으로 깊어져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우희진은 ‘맨발의 청춘’의 극중 민여진과 닮아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한 바를 운영하는 여진은 동생 때문에 화류계 생활을 시작했던 아픔을 딛고 좋은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소박한 삶을 꿈꾸는 여자다. 그러다 두 살 연하의 남자 기석(강경준 분)을 운명처럼 만나 사랑을 만들어간다.

SBS ‘꽃보다 여자’에서 보여 준 왈가닥 처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배역이다. 독하게 마음 먹고 변신해야 하지 않을까. “크게 걱정은 안 돼요. 가을이잖아요. 가을이라는 계절이 저도 모르게 여진에게 몰입하도록 도와 주거든요.” 유독 계절을 많이 타는 자신의 성향을 연기에 활용하겠다는 얘기. 이런 걸 소위 베테랑이라고 하나 싶다.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자랑해 온 전작 ‘굳세어라 금순아’의 다음 주자여서 부담이 클 법하다. 그러나 ‘어떻게 따라갈까’보다는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더 현명한 일. “일일극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으면서 보는 드라마잖아요. 밥맛 나는 내용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께 드릴 수 있는 볼거리의 즐거움도 연구하고 있어요. 유명 바의 여사장이니 만큼 스타일에도 많이 신경써 보려고 합니다.” ‘꽃보다 여자’ 종영 이후, 석 달 동안 가족들과 조용한 휴식을 취했고, 함께 놀아주지 못했던 열 살짜리 마르티스 종 애견 똘순이와도 마루를 뒹굴며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혹자는 함께 출연하는 강경준과 정애연이 모두 신인이어서 왕언니 노릇이 힘들지 않겠느냐고들 하지만 서로 마음을 맞춘 한 팀에는 ‘좋은 드라마’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을 뿐이다.

5년간 사랑을 가꿔 온 탤런트 이성용과의 결혼계획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만 아직 시기는 잘 모르겠다”며 얼굴을 붉히면서도 “우린 서로 다른 일을 했어도 연인 사이가 됐을 것”이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올가을은 우희진에게 브라운관 안에서도, 또 밖에서도 사랑이 더욱 익어가는 계절이 될 듯하다.

[헤럴드 생생 뉴스 최대환 기자]






2005-09-29(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