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쾌걸춘향'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MBC와 SBS가 앞다퉈 로맨틱 코미디물을 편성하고 있기 때문. 살기 힘든 요즘 세상에 가볍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너무 가벼워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많다.
안정적 시청률 등 이유 3개 방송사 '웃음
전쟁' "가볍다" 비판도… KBS 정통 멜로로 전환 추진
★도대체 얼마나 되나 현재 방영중인 방송 3사의 월화 미니시리즈는 모두가 로맨틱 코미디. MBC '원더풀 라이프', KBS '열여덟 스물아홉', SBS '불량주부'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KBS의 '열여덟 스물아홉'이 '쾌걸춘향'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처음부터 다소 앞선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SBS의 '불량주부'가 소폭의 리드를 잡고 있는 형국. 내용은 서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볍게 웃고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물이어서 시청률의 큰 차이는 없다.
수목 미니시리즈도 사정은 비슷해 MBC는 '신입사원'을 방영 중이며, SBS는 13일부터 학원물인 '건빵선생과 별사탕'으로 맥을 잇는다. KBS의 '해신'이 유일한 예외로 당분간 '해신'의 독주가 확실한 상황.
차기작들도 마찬가지다. 반년 가까이 정통 멜로로 재미를 못본 MBC는 '원더풀 라이프'와 '신입사원'의 후속으로 '넥스트'와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포진시켰다. SBS도 올 최고의 대박 예상작으로 기대하는 '프라하의 연인'이나 '루루공주' 등이 모두 로맨틱 코미디 장르여서 MBC와 엇비슷하다.
★왜 로맨틱 드라마가 넘쳐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로맨틱 드라마가 안정적인 시청률이 나온다는 방송사 측의 믿음 때문.
MBC '영웅시대'나 '슬픈연가', SBS '세잎클로버'와 같은 대작이나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흥행 참패를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쾌걸춘향' 같은 드라마가 의외의 대박을 터뜨리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로맨틱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같은 트렌드는 지난해 '파리의 연인'과 '풀하우스',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의 로맨틱 코미디풍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차츰 형성되기 시작했고 올들어 '쾌걸춘향'의 폭발로 대세를 이루게 됐다는 게 중론.
★최선인가 MBC나 SBS와는 달리 KBS는 방향을 틀 태세다.
물론 '쾌걸춘향'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붐을 주도하긴 했지만 현재 준비 중인 작품들이 '러브홀릭'이나 '부활' 등 정통 멜로물인 것.
KBS의 판단은 로맨틱 코미디가 인기가 있어도 채널마다 비슷한 톤의 드라마가 나오면 시청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KBS 뿐만 아니라 SBS도 '불량주부'의 후속인 '패션 70s'가 이재규 감독이 긴 시간동안 준비해온 블록버스터 시대극이라는 점에서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놨다.
드라마 왕국을 꿈꾸며 KBS를 추격하고 있는 MBC, SBS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계속해서 전성기를 누릴지, 아니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KBS의 정통극이 톱의 자리를 지킬지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정경희 기자 gumn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