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여성 연기자들에게 아줌마 역할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통상적으로 아줌마라고 하면 촌스럽고 무대포에 억척스럽고 주책
맞은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20대 초중반 여자 연기자들 역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유부녀 역할은 기피해온 게 현실.
그러나 최근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유부녀의 대명사 격인 '젊은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얻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쾌걸 춘향' 역시 20대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한 춘향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KBS '쾌걸 춘향'(연출 전기상 극본 홍정은)의 여주인공 춘향(한채영 역)은 쾌활하고 걸걸한 캐릭터로 세상을 향해 정면 승부하는
모습이다. 자립심이 강해 남성으로부터 보호받기 보다는 남자에게 기대는 법 없이 혼자 악세서리 가게를 꾸려간다. 때로는 남편 몽룡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현명하면서도 당찬 모습에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렇듯 요즘 젊은 유부녀 주인공들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고지순한 사랑보다는 당당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사랑에 적극적이며 또순이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 캐릭터이다. 이런 경향은 최근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7일 나란히 첫선을 보인 KBS2 '열여덟 스물아홉'(연출 김원용 극본 김경희)과 MBC '원더풀 라이프'(연출 이창완 극본
진수완)의 여주인공은 모두 일찌감치 결혼한 유부녀들이다.
지수현의 인기 인터넷 소설 <당신과 나의 4321일>을 원작으로 한 '열여덟 스물아홉'은 기억 퇴행으로 18살의 패기 넘치는
여고생이 돼 버린 혜찬(박선영 역)과 그녀의 남편 상영(류수영 역)이 겪는 좌충우돌 극복기를 담고 있다. 혜찬은 이혼서류를 들고 가다 교통
사고를 당해 11년이라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18살의 여고생의 기억으로 되돌아가 '귀여운 아줌마'가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았다.
 '아줌마의 힘'이 높은 시청률의 원천 ? '원더풀 라이프'는 좀더 연령이 낮아졌다.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김재원 역)와 '하룻밤의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된 21살 정세진(유진
역)은 스무살을 갓 넘긴 나이에 계약결혼을 하게 된다. 꿈 많은 20대 초반 육아문제에 직면하게 됐으니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지만 씩씩한
여주인공은 외교관의 꿈을 포기하고 여행사에 입사, 신세대 미시캐릭터를 유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극본 이정선 연출 이대영) 역시 주인공 금순(한혜진 역)이 혼전 임신과 결혼 직후 사별 등 온갖
고난을 겪게 되는 아줌마 역할인데 험난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인생을 개척하는 주인공으로 분했다.
특히 금순은 또순이 같은 야무진 캐릭터의 대표주자. 나이는 어리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고 할머니 품에서 성장한 금순은 밝고 엉뚱하지만 부모
없이 자란 아이답게 일찍 철들고 속이 깊은 편이다.
드라마 상에서 아줌마의 힘이 유감 없이 발휘된 것은 지난해부터이다. MBC '두 번째 프러포즈'와 KBS2 '애정의 조건'은 이혼문제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이혼녀로서 또는 유부녀로서 꿋꿋한 여성상을 표현했다. MBC '천생연분'과 MBC '12월의 열대야'에서도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유부녀를 등장시켜 전국에 산재해있는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이들 드라마는 주부들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묘사, 결혼 후 출산과 육아, 가사일에 시달리며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린 듯한 자괴감에 시달리던
주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여들게 했다. 시청자들은 브라운관에서나마 사랑과 자아를 함께 찾아가는 동료 '아줌마'들의 씩씩한 모습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시청률을 급상승시켰다.이런 열풍이 '풀하우스'와 '쾌걸 춘향'을 거치며 같은 유부녀 신분이라도 20대로 연령대를 급격히 감소시키며 캔디형 젊은 주부로 변모했고
최근까지 이어졌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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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
[2005.3.16 (수) 브레이크뉴스 이의경 기자]
2005-03-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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