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와 MBC TV 월화드라마가 첫 바퀴를 돌았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청률을 올렸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류수영 박선영이 뛴 <열여덟, 스물아홉>과 유진 김재원이 호흡을 맞춘 <원더풀
라이프>는 둘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가벼운 마음으로 TV 앞에 앉아 유쾌한 기분을
얻을 수 있도록 주력했고 그것이 주효했다. 이른바 트렌디 드라마의 공식에 충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KBS 2TV <쾌걸춘향>의 성공으로 시작된 유행이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싱긋 미소를 짓게 됐다.
그러나 몇가지 아쉬움은 있다.
트렌디 드라마의 어려움은 가벼움과 유치함의 줄타기이다. 일상에 대한 가벼운
접근은 자칫 유치함으로 흐르기 쉽다. 카메라 트릭을 활용하는 기법은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만화적으로 흐를 수 있다. <열여덟, 스물아홉>
1회분에서 고교생 기억으로 돌아간 박선영이 고등학교에서 보인 해프닝은 유치함의
한계선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갔다. 시청자 인내심이 허용하는 범주 내에서 최대한의
파격을 노렸다면 연출자의 역량을 칭찬해야 될 정도다.
<원더풀 라이프>는 트렌디와 멜로 사이에서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쉬움이다. 트렌디라 하기에는 <열여덟, 스물아홉>에 현저하게 떨어지고,
정통 멜로라 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가볍다. SBS에서 <세잎클로버>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불량주부>가 가세하기 전까지 개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유사작과 전작의 이미지에서 한시바삐 벗어나는 것도 숙제다.
<원더풀 라이프> 1, 2회에서 유진과 김재원이 '원나잇 스탠드'로 임신을
하게 된다는 설정은 MBC TV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이미 한 번
접했다. <굳세어라 금순아>와는 기획 자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낯이 익은 흐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쾌걸춘향>의 성인버전이라 할 만한 <열여덟, 스물아홉>도 전작 <쾌걸춘향>의
이미지를 오래 갖고 가서 좋을 게 없다. 청소년층의 '웃음인자'를 성년층에게도 그대로
심어주겠다는 것이 제작자의 의도라면 모르지만 말이다.
[2005.3.10 (목)
일간스포츠 강희수 기자]
2005-03-14(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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