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가게의 점원은 피부가 좋아야 하고, 미용사는 자신에게 어울리거나 최신 유행에 걸맞은 헤어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직업정신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의미로 따진다면 많은 수의 의사는 낙제점을 받지 않을까 싶다. 내 주위의 성형외과 의사들 중에는 잘생긴 외모를 가진이들도 있지만 나를 비롯해 평범한 외모를 가진 이들도 꽤 많은 편이다.

자신의 얼굴을 고치기 위해서 성형외과 의사의 길을 선택한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사실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성형할 수는 없는 일.

MBC 월화드라마`비밀남녀`에 등장하는 송선미는 극히 드문 멋지고, 몸매 훌륭하고, 얼굴까지 예쁜 성형외과 의사다. 하긴 드라마 속의 역할중 그렇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패션지 기자라고 해서 최신 트렌드의멋진 패션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라고 해서 줄무늬가 있는 슈트를 입고 회전 의자를 타고 오가는 것도 절대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송선미라는 배우의 성형외과 의사라는 직업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성형과 도시라는 단어가 주는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나 할까.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중에서`도회적인 미인`이라는 말이 있다. 얼굴이 갸름하고, 작으며 다소 차가워 보이면서 뽀얀 피부를 자랑하는 팔등신 미녀에게 사용하는 말이다.

송선미는 이 모든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된다. 미인대회 출신답게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며, 전부터 멋졌던 몸매에 주먹 하나로도 충분히 가려질 것 같은 작은 얼굴은 위압감마저 조성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큼 멋진 무기를 그녀는 가지고 있다. 바로 미소다. 가만히 있을 때는 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그녀가 입을 벌려 웃음을 짓기 시작하면 그녀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 따위는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큰 입 너머로 살포시 보이는 하얀 치아들, 그리고 반달형을 그리는 눈매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운 목선까지. 도회적인 미인이니, 청순한 아름다움이니 하는 수식어들은 필요없다. 그저`시원하다`는 말만 떠오를 뿐이다. 시원한 미인 송선미.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성형외과 원장>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