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년 스무살. 대학 캠퍼스에서 책에 파묻혀 있거나 미팅이나 할 법한 '소비적'인 나이다. 그런데 이 아가씨. 올초 드라마와 영화 판에 혜성처럼 나타나더니 일신우일신 최고의 스타로 쭉쭉 뻗어나가며 '생산적'으로 살고 있다.  

운칠기삼보다는 운삼기칠이었다는 말이 어울리는 노력파 신예스타 김옥빈.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와 영화 '다세포 소녀'의 주인공으로 안방과 스크린을 함께 공략하는 동시에 연기 이외에 춤과 노래 등 다재다능한 재능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최근 대중적 인기가 치솟고 있다. 드라마 촬영장과 영화 홍보 프로모션 행사장을 오가며 일하는 김옥빈은 피곤하지만 행복해 보인다.

-오랜만에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하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하느님' 때는 스무살 나이에 스물일곱의 연기를 하다보니 나이보다 많게 보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심지어 겉늙었다는 놀림도 많이 받았다. '오버 더 레인보우'와 '다세포소녀' 모두 실제 나이와 맞거나 오히려 더 어린 역할이다보니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그만큼 넓다는 뜻 아닐까?
▶다양한 캐릭터를 맡다보니 사실 배역이 주어질 때 마다 성격이 좀 바뀌는듯하다. 심지어 이러다 성격 파탄자 되는 거 아닌가 고민할 때도 있다. 이번 드라마에선 어리고 발랄하고 현실적인 여자 아이의 캐릭터를 하다보니 내 성격조차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즐겁다.

-몇달새 놀랄만큼 예뻐졌다. 특히 대종상 시상식 때 가슴 선이 보이면서 글래머 스타 탄생이라고 난리가 났었다.
▶드라마에서 가수를 지망하는 댄서 역할이다보니 살을 많이 뺐다. 조금만 부었다는 말 들으면 다음날 독하게 굶는다. 가슴 얘기들 많이 하던데. 옷 자체가 워낙 업 시켜주는 스타일이어서 그랬을 것 같다. 게다가 옷이 살짝 흘러내리기까지 하는 바람에. 되레 평소에는 통통해 보이는 편이라 바스트까지 커보이면 둔해보일까봐 조심하는 편이다. 월드컵 모바일 화보집 낼 때는 심지어 손으로 살짝 누르고 찍었다. 여고 시절엔 운동을 열심히 해서 깡마른 체격이었다. 영화 '여고괴담' 때 찐 살이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이다. 고무줄 몸매라 연기하기에는 좋은 것 같다.

-유건과는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에 이어 영화 '다세포소녀'에서까지 같이 연기를 하게 됐다. 혹시 사귀기라도 하는 건 아닌지.
▶정말 존경스러운 오빠다. '안녕하세요 하느님'의 오디션을 네 번 정도 봤는데 갈 때마다 건이 오빠를 만났다. 오디션을 모두 통과한 후 대본 리딩에서 오빠를 만났는데 속으로 '정말 대단한 노력파구나' 했다.

-숱한 탈락과 실패 끝에 오늘의 자리에 왔다고 들었다. 취업 백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한마디 전해달라.
▶고3 때까지 내가 뭐가 될 지 막막했다. 나는 대체 뭘 해 먹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하든 지 자신이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게 있으면 딱 한가지만 죽어라 파고 노력하면 결국은 되는 것 같다. 오디션을 숱하게 보러 다니던 시절 소속사 실장님이 " 너는 언젠가는 반드시 잘 될 거야"라고 덕담을 해주신 적이 있다. 떨어져도 늘 대수롭지 않다는듯 "다음에 잘하면 되죠" 했었다.

-닮고 싶은 선배 특별히 있나. 앞으로의 계획은.
▶선배 연기자들의 장점을 모두 모아 가졌으면 좋겠다. 일단 '오버 더 레인보우'에 최선을 다하고. 드라마 끝나면 곧바로 영화 한 편을 들어갈 생각이다. 일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안 든다.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