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은 '여고괴담4 : 목소리'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2년 동안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신예다.

드라마 '하노이 신부' '안녕하세요 하느님'에선 청순한 모습으로 안방문을 두드렸고, 요즘 방영중인 MBC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활달한 가수 지망생 역을 맡아 보이시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하나 더 있다. 영화 '다세포 소녀'에서 우울함에 잠겨 있지만 열정을 품고 사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가 그것.

합기도, 태권도, 무에타이를 합쳐 종합 5단인 그는 드라마 영화 촬영으로 누적된 피로를 이기기 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나마 다세포 소녀는 편하게 찍었어요. 미니시리즈 할 때는 일주일 안에 2부씩 찍어야 하니까 3일 동안 2시간 자고 일해서 정말 비몽사몽이었죠."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청순가련녀와 터프걸을 오고 간 변신의 귀재다.

"베트남 처녀 역을 맡았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참하게만 보셨는데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희수 역으로 나오니까 팬들이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걔가 걔 맞아?' 하시면서요. 둘 다 제가 한 역할인데 구별을 잘 못하세요."

다세포 소녀에선 원조교제로 가족을 부양하는 착한 효녀(?)로 등장하는데, 궁상맞게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럭셔리 꽃미남 안소니(박진우)와 신분을 뛰어넘는 로맨스를 꿈꾼다.

상황 설정이 코믹한 만큼 촬영 내내 웃었단다.

"민망한 대사가 많아서 많이 웃었어요. 얼굴이 발그레할 정도로 웃었어요. 어색한 동작도 많아서 '다시 할게요'를 많이 외쳤죠.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까 결국 지쳐서 '이게 맞아요' 하면서 우기기도 했죠."

이런 연기는 '스캔들'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원색적인 연출을 한 이재용 감독이 주문했다.

"감독님은 정말 재미있는 분이세요. 배우 언니ㆍ오빠들이 '똘똘이 스머프'라고 불렀는데 하나하나 일일이 연기를 선보이면서 지도해 주셨어요. 동료 배우들이 '오~'하고 탄식하면서 '감독님이 배우 하세요' 하고 말하면, 감독님이 '그렇지' 하면서 머리를 쓸어 올리곤 하셨어요."

최근 화제가 된 흔들녀의 춤솜씨는 그의 진짜 실력. 김옥빈은 평소에도 헤드폰을 귀에 달고 다니는 힙합 마니아다.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헤드폰을 구별해서 들고 다닐 정도죠. 극중에서는 원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톡식'을 추기로 돼 있는데, 안무 선생님께서 '다른 배우들 연기를 지도하다 보니까 시간이 없다'며 당일날 '네 느낌대로 해' 하셔서 나온 춤이 그거예요."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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