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이키 할 줄 알아?"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오버 더 레인보우'(극본 홍진아·홍자람, 연출 한희)에 등장하는 고교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주고 받는 대화다.  

언뜻 듣기에 나이 서른을 넘긴 중장년층에게는 쟤들이 무슨 '운동화' 얘기를 하는 건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다.  

그러나 요즘 10∼20대 피끓는 젊은이들은 이 나이키(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선 채 한쪽 다리를 벌리는 춤 동작) 한방에 '와~'하는 감탄사를 던진다.

그래서 '오버 더 레인보우'는 10대, 20대에게는 반갑고, 30대 이상 시청자 층에는 다소 생소한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본다면 '온 종일 춤만 추어대니 어지러워 못 보겠다', '조폭 흉내나 내는 한심한 고딩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드라마가 바로 '오버 더 레인보우'다.  

첫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 게시판의 반응도 이러한 세대 간 심상(?)찮은 시각 차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신을 20대 중반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남편과 보면서 많이 웃었다. 어렸을 때 봤던 만화분위기"라며 "나이 많지 않은 우리도 그러한데, 나이가 더 많은 시청자들은 자연히 채널이 돌아갈듯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마디로 방학 맞은 학생용 드라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젊은 층의 반응은 매우 상반된다. '매우 독특하다', '주연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가 돋보인다', '현란한 춤동작이 예술'이라며 보기 드문 색다른 드라마라는 평이 주류다.  

10대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발레는 괜찮고 나이키는 안 되나? 왜 그런 인식을 자꾸 드라마에서 조차 심어주는지"라며 "춤을 자꾸 나쁘게 보는 시선을 이해 못 하겠다"며 드라마에 오히려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어제 방영분에서 극중 희수(김옥빈 분)가 발레를 하다가 아버지 몰래 또래 아이들과 힙합 리듬에 나이키를 추어대자 아버지(조상구 분)가 등장, 분노하는 회상신은 우리 사회의 세대간 시각차이와 현실적 선입관을 암시하는 듯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 간의 양분된 의견들에 대해 제작사인 도레미미디어 관계자는 "첫 회의 주 무대가 학교나 조폭이었던 점 때문에 이런 반응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그러나, 2, 3회부터는 배경을 확 바꿔 조연 연기자들의 비중이 많아지고 본격적인 뉴질랜드 로케 촬영분이 나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춤, 가수, 연예인 등의 단어가 10대들이 좋아하는 키워드이다 보니 세대간의 시각차가 큰 것 같다"며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제작진은 신예 청춘스타들의 대거 출연으로 자칫 10대 드라마로 비쳐지는 부담감을 덜기 위해 현재 혁주(지현우 분)의 아버지 역을 맡고 있는 임하룡을 비롯해 개그우먼 조혜련, 안성댁 박희진 등 감초 조연들을 잇따라 등장시킬 계획이다.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가 청춘 드라마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대간 시각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jhjung@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