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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최고홍보는 질 높은 작품자체!

2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의 한 클럽. 100여명에 달하는 취재기자들 앞에서 요즘 인기 있는 나몰라 패밀리가 나와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팝핀 현준의 화려한 춤이 눈길을 잡는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드디어 본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26일 시작하는 MBC 수목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하이라이트와 관련 뮤직 비디오가 소개된다. 앞에 벌어진 공연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연출자 한희PD와 주연 지현우 김옥빈 환희 서지혜 임하룡 등이 등장하자 카메라 후레쉬 세례와 6mm카메라의 촬영이 시작된다. 다음에는 기자들의 일문일답이 이어진다.

기자 20~30명이 방송사 회의실이나 촬영장에서 드라마 제작진의 드라마 소개와 인터뷰로 이어지는 불과 2~3년전의 소박한(?) 드라마 제작발표회와 너무 다른 풍경이다. 홍보를 위한 제작발표회나 시사회, 그리고 드라마의 홍보 마케팅이 너무 변했다. 막대한 물량공세를 퍼부어 마케팅을 벌이는 드라마 초반 홍보가 시청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낳은 결과일 것이다.

마케팅비가 점차 급증하는 영화와 함께 드라마도 외주제작사가 난립하고 인터넷 매채 등 대중매체 환경이 급변하면서 단순하게 홍보하던 이전과 달리 물량공세 위주의 홍보가 일반화됐다.

이 때문에 이전에 좀처럼 보이지 않던 인쇄매체나 옥외광고 등 드라마의 광고가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홍보사를 통한 끊임없는 보도자료의 생산, 다양한 이벤트를 수반한 제작발표회나 촬영장공개, 시사회 등이 기사화를 위한 홍보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덕분으로 이전과 비교가 될 수 없는 드라마에 대한 대중매체의 기사화가 홍수를 이루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일반 수용자의 드라마에 대한 입장들이 방송전부터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출연 연기자들의 팬클럽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드라마는 이제 홍보 마케팅의 전쟁이 되고 있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한 드라마의 홍보 마케팅의 외형은 점차 화려해지고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작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로 대중문화의 강력한 소구층인 10~20대의 텔레비전 이탈과 인터넷을 이용한 드라마 보기의 급증, 케이블, 위성TV의 수많은 채널이 낳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등장 등 텔레비전 수용환경과 수용태도의 변화를 꼽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질 낮은 드라마의 양산이다.

홍보 마케팅의 외형의 확대에 드라마의 질적 완성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뻔한 구도와 진부한 캐릭터, 탄탄한 네러티브의 상실, 멜로로 획일화된 장르, 연기력 부족의 일부 젊은 연기자들의 전진배치, 간접광고를 위한 무리한 장면설정, 기존 인기드라마의 공식의 혼합, 일본 드라마 캐릭터의 윤색, 새로운 트렌드 포착의 실패, 실험적인 영상과 장르 도전의식 결여 등으로 인해 상당수 드라마들이 복제품에 가까울 정도로 완성도가 낮고 시청자들의 비아냥을 들으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드라마 제작자나 홍보 담당자들은 알아야한다. 드라마의 최고의 홍보는 화려한 외형적 마케팅이 아니라 바로 질적 완성도가 높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드라마 자체라는 것을.

마이데일리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knbae@mydaily.co.kr)

2006.07.23 (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