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혜의 변신은 항상 유쾌하다. 처음 KT&G의 CF ‘날개없는 천사’ 편에서 포근한 미소로 뭇 남성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면 MBC 사극 ‘신돈’에서는 노국공주로 위엄을 보였다. ‘천사’ ‘공주’ 다음은 무엇일까. 바로 ‘캔디’다. 서지혜는 “오는 7월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당찬 캔디의 모습을 선보일래요”라며 각오를 밝혔다.  

#“뚱보 서지혜?”  

서지혜는 이제껏 여배우들이 감히 시도하지 않은 변신을 감행한다. 바로 ‘뚱보’ 변신. 단순히 몇 ㎏의 살을 찌우는 것이 아니라 특수 분장을 통해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보여준다.  

“3회 방송분에서 제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와요. 뚱뚱한 얼굴에 치아교정기를 부착하고, 돋보기 안경을 쓴 채로 등장해요. 뚱뚱한 얼굴을 위해서는 특수 분장을 하죠. 데드 마스크(석고본·Dead Mask)을 떠 살집이 있어 보이게 하는데, 이미 석고본 뜨는 작업은 마쳤어요.”  

그동안 예쁜 모습으로 각인된 서지혜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서지혜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요”라며 들뜬 마음으로 다음달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파격 변신이지만, 서지혜는 현실에서는 ‘최적’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개월 넘게 ‘신돈’ 촬영하면서 야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한복을 벗고 나니 몰라보게 살이 늘었더라고요. 그래서 다이어트 시작했죠. 노출의 계절인데 좀 더 나은 모습 보여 드려야죠. (웃음)”  

#“초딩 시절 H.O.T 팬!”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도대체 어떤 역할을 맡았기에 서지혜가 이런 변신까지 하는 것일까.  

“제가 맡은 역할은 마상미에요. 재래시장 반찬가게에서 일하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요. 극중 톱 댄스가수 렉스(환희)의 열혈팬으로 백댄서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스타일리스트로 일을 하게 되죠.”  

서지혜는 이번 역할에 남다른 욕심을 보였다. 처음 캐스팅 된 과정도 독특하다.  

“‘신돈’ 촬영이 거의 막바지를 달릴 때 쯤이었어요. 이동하던 차 안에서 우연히 드라마 시놉시스를 보게 됐죠. 그리고 담당 매니저에게 ‘저 이 작품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죠.”  

서지혜를 잡아 끈 것은 무엇일까.  

“‘노국공주’를 비롯해 그동안 너무 원숙한 캐릭터만 맡았어요. 모처럼 제 나이에 맞는 역을 찾은 것이죠. 예쁘지 않고, 평범한 소녀 역할이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예쁘면 재미 없잖아요.”  

서지혜가 연기하는 마상미는 스타에 대한 막연한 선망을 가진 소녀. 물론 서지혜도 이런 점에서는 여느 소녀들과 비슷한 사춘기를 거쳤다.  

“초등학교 때 H.O.T 오빠들을 많이 좋아했죠. CD를 사서 혼자 들고 즐기는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극중 마상미처럼 극성이진 않았어요.”  

경향신문 강영구기자(ilov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