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형편없는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살면서 늘 좋을 수는 없지만 늘 나쁠 수도 없을 텐데, 어떤 시절은 참 오랫동안 나쁘다. 너무 나빠서 결국 참혹한 아픔으로 남고 만다.
모두가 눈앞의 이익만 선택한 결과다.
언젠가부터,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 목숨 따위는 쉽게 나 몰라라 해버렸고, 힘 앞에서 원칙과 정의를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믿었다. 이기는 것이 옳은 것이고, 타인은 적(敵)일 뿐이며, 냉정함이 미덕이요, 측은지심은 오지랖이고, 빼앗는 것은 능력이요, 빼앗기는 것은 무능이라 치부했다.
습관처럼 오만했고, 편견에 환호했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약한 자들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까지 벼랑에 세우고 마는 죄 많은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뭘 어쩌겠는가,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고, 분노할 기운도 슬퍼할 시간도 없는 것을.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하고 누웠다가 문득... 생각한다.
그런데... 괜찮을까? 이대로 이렇게 그냥 두 손 놓은 채 눈감아 버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기획 이창섭
제작 김호준, 문석환, 오광희
극본 이현주 <학교 2013>, <심야병원> 등 집필
연출 김진민 <무신>, <로드 넘버원>, <달콤한 인생>, <개와 늑대의 시간> 등 다수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