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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중견 여배우들이 오랜만에 돌아온 안방극장에서 과거의 명성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에 출연했거나, 요즘 출연하고
있는 스타 출신 여배우중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배우는 강수연(41), 고소영(35), 이미연(36) 등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특히 진부한 이야기 구조와 그로부터 연유하는 캐릭터의 어색함 때문에 스타배우들이 고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스타파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은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 멜로드라마에서는 이 점이
특히 중요해진다.
멜로는 시청자의 감정선을 끌고가는 게 생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녀 구도도 잘 어울려야 한다. ‘풀하우스’가 스토리가 뻔하더라도 비와
송혜교가 만들어내는 그림이 예쁘기 때문에 멋있는 멜로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문희’에서 강수연은 유진(조연우)과 같이 있어도 어울리지 않는다. 배다른 여동생 문현(이재은)과의 관계 설정이 어색한 것도 마찬가지다.
어린 역할을 하다보니 대사와 눈빛 연기가 거슬릴 때가 있다.
‘문희’는 강수연이 초반 여고생으로 고기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손님에게 가장 팁을 잘 받는 종업원의 모습을 그릴 때도 아역을 쓰지 않았다.
강수연이 아무리 젊어보여도 여고생 연기를 하기에는 무리다.
9년만에 안방극장(SBS ‘푸른물고기’)에 복귀한 고소영은 놀라울 정도로 여전히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정철과의 멜로
구도가 잘 어울리는 건 아니다. 실제로 젊은 것과 젊게 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극중 고소영이 여동생과 같이 있으면 제법 나이가 들어보인다. 젊은 남자와 운명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고소영에 시청자들이 몰입을 못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는 상황에서 ‘멋진 화면 연속으로 보여주기’ 수법은 시청자를 더 떨어져 나가게 할 가능성이 있다.
고소영은 자신의 나이대와 맞는 배역을 맡아 시청자로부터 “아, 이 여자가 정말 멋있게 나이들어가는 구나” “어렸을 때는 예쁘기만 했는데
이제는 제법 연륜의 분위기가 나오는구나” 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고소영의 경쟁력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데도 과거의 모습, 과거의 연기틀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랑에 미치다’에서 윤계상(28)과 멜로 연기를 펼친 이미연도 ‘사미다 폐인’까지 만들어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강수연, 고소영, 이미연이 젊은 남자와 연기를 한다고 해도 ‘연하남 연상녀 트렌드’의 매력도 별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나이와 맞는 남자와 연기를 펼치는 김희애(40)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30대후반~40대에 접어든 여자스타들은 세월의 흐름속에 녹아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젊음에 대한 강박을 털어버리고
나이들어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 말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2007.04.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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