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올 상반기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 남다른 사랑을 받은 드라마들이 있다.
KBS '마왕'과 '경성스캔들', MBC '메리 대구 공방전' 등이 경쟁작인 SBS '쩐의 전쟁'에 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은 예들이다.
특히 요즘 방송되고 있는 '경성스캔들'과 '메리 대구 공방전'은 '쩐의 전쟁'의 무차별 공격에 맥없이 쓰러져 버렸다. '쩐의 전쟁'이
시청률 35%에 육박하는 동안 두 드라마는 4~6%에 그치며 끝 모르는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일지는 몰라도 해당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은 나름대로 열광한다.
'메리 대구 공방전'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메리(이하나 분)와 무명 무협소설가 대구(지현우 분)가 자신들의 꿈을 키우고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독특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은 물론이거니와 현실과 공상을 넘나들며 일상적이라기보다 판타지에 가까운 대사를 날리고,
툭하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매회 새로운 화면을 제공한다.
청춘과 사랑에 대한 극중 대구의 대사는 해당 홈페이지에 어록으로 남겨질 정도. 독특한 설정과 코믹한 전개는 마치 일본 코미디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특히 신인치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주연급에 올라선 이하나의 연기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노 주리를 연상시킨다.
1930년대 암울했던 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모던보이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라기보다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경성스캔들'은 과거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과는 원초적으로 다른 노선을 걷는다. 시대적 배경의 우울함을 배제한 채 당시 새로운 트렌드였던 모던보이, 모던걸과
독립운동단체 사람들이라는 상반된 인물들을 내세워 재미있는 상황들을 연출하고 있다.
경성 최고의 모던보이 선우완 역의 강지환은 물 만난 고기처럼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연기해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가운데 최고의 캐릭터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또한 조선의 마지막 여자 '조마자'로 통하는 나여경 역의
한지민 역시 검정 치마와 하얀 저고리가 트레이드마크로 부각되며 진지하면서도 귀여운 애국자로 열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해당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은 물론, 각종 연예 관련 사이트에는 매회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그날의 주요 장면을 해설하고 칭찬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 강지환이 졸지에 권투하는 장면은 '굴욕 6종세트'로 재구성되고, 한지민이 술 취해 주정하는 장면이나 모던걸로 변신해 사교클럽에
등장하는 장면 등 두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이 늘 화제가 된다.
얼마 전 종영한 '마왕'의 경우, 박찬홍 PD의 전작인 '부활'을 사랑했던 마니아들이 다시 뭉쳐 방송 전부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등 큰
관심을 끌어모았으나 MBC '고맙습니다'에 판정패를 당했다. 사실 두 드라마는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새롭게 시도된 미스터리와 드라마의 영원한 주제인 휴머니즘과의 경쟁에서 2% 부족한 미스터리가 뒤진 것이다.
하지만 '마왕'은 종영 이후에도 여전히 해외에서까지 호평을 받으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인정받고 있다. 이로써 '마왕'은 여타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엄태웅에게 배우로서 안정된 위상을 다시금 다지는 기회를 부여했고, 주지훈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는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됐다. 두 사람 모두에게 한류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은혜(?)를 준 것은 물론이다.
최근 우리들의 안방에는 수많은 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것들 가운데 높은 수준의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수준 이하도 있고,
잘 나가는 드라마가 있다면 못 나가는 것도 있다.
그렇다고 방송3사가 거의 같은 시간대에 경쟁적으로 드라마를 내보내는 피치 못할 상황에서 모든 드라마가 가시적인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아무리 높은 수준의 드라마라도 부득이 묻혀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탓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라건대, 좋은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통해
세상에 인정받음으로써 만드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한국 드라마의 전반적인 발전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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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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