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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재미있는 ‘메리대구 공방전’
MBC 수목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은 시청률 하나로 평가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비록 시청률은 동시간대 경쟁작 SBS ‘쩐의 전쟁’과 KBS ‘경성스캔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 내공만큼은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아니, 여타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감수성을 발전시키면서, 일단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황메리(이하나)는 ‘재능은 없으면서 열정만 많은’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다. 말이 지망생이지 오디션 한번 제대로 붙어본 적 없다. 성격도 심각하질 못해서 눈물 흘리며 유서를 쓰다가도 밥먹으러 뛰어나간다. 그동안 ‘대장금’ ‘주몽’ 등 열정적이긴 했지만, 천부적 소질과 독한 기질 덕도 많이 봤던 주인공들에 비하면 꽤 참신한 주연 캐릭터다. 이는 그동안 멋진 성공담에 환호는 했으나 공감할 수는 없었던 다수 대중의 일상과 맞닿은 지점이기도 하다.

황메리와 티격태격 싸우며 정을 쌓고 있는 무명 무협작가 강대구(지현우) 역시 낙오자에 가까운 외양을 하고 있다. 가끔 황메리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있긴 하지만, 공짜 쿠폰으로 먹는 피자에 목숨을 걸 정도로 궁핍하다. 결국엔 졸부의 자서전까지 대필해 돈을 벌어야 할 판이다.

‘낙오자 같다’고는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저 평범한 것이다. 꿈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턱없는 현실의 벽 앞에 웅크린 20대가 어디 한둘인가. 오히려 그 젊은 나이에 ‘실장님’ 소리 듣는 다른 주인공들이 허무맹랑한 것이다.

주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예쁘고 멋있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일찍이 떨쳐낸 두 주연은 마치 날개라도 단 듯 마음껏 ‘뛰어놀고’ 있다. 특히 지현우는 몇 번이나 보고, 또 보고 확인하고 나서야, 예전의 그 ‘꽃미남 지현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엉뚱한 사고체계를 가진 캐릭터를 도맡아온 이하나는 이번 황메리 역을 통해 아예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고 있다. 순진한 성형미인 이소란 역의 왕빛나,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정도진 역의 이민우 역시 막강한 개성을 자랑하며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마치 모두가 각기 1인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밝고 유쾌한 드라마 색깔과 잘 어우러진다.

천재도 아니고, 재벌도 아닌,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물들의 스펙터클한 일상은 생동감 넘친다. 불륜에 살인,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설정이 남무하는 가운데, 컵라면과 햇반 하나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에 돌입한 메리와 대구는 오히려 신선하다. 매번 자체최고 시청률을 갱신해나가는 화끈한 레이스도 볼만 하지만, 일상과 닮아서 더욱 희귀한 ‘메리대구공방전’에도 한번 애정어린 시선을 던져볼 일이다.

스포츠월드 이혜린 연예문화부 기자 rin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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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