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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치로 기억되고 싶다

'태왕사신기' 박성웅
악역 탈피하고 '정의의 도끼' 맹활약
동영상 보고 "무조건 하겠다" 우겼죠

<태왕사신기>의 방송 3주 전쯤, 그에게 격려 문자를 보냈다. 답장이 왔다. ‘이번엔 교화됐다. 나쁜 역할이 아니다’고. 배우 박성우의 필모그래피를 보자면 착한 역할을 찾기 힘들다. 영화 <무영검>의 악당 승려, <미스터 소크라테스> 야비한 조폭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MBC 수목 퓨전사극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박경수·연출 김종학,윤상호)에서 사신 중 하나인 ‘주무치’를 맡았다. 괄괄한 성격이지만 정의에 위배되는 일이라면 시퍼렇게 날 선 도끼를 드는 용맹무쌍한 캐릭터다. 박성웅의 말대로 올해는 교화된 역만 연이어 맡았다.

<태왕사신기>가 그렇고, 촬영 중인 영화 <무방비도시>도 마찬가지다. <무방비도시>에서 그저 평범한 형사 역을 소화하고 있다. 착한 역할의 압권은 지난 7월 종영된 드라마 <행복한 여자>에서다.

여주인공 자경의 아주버니로 나왔다. 박성웅은 “영화 <해바라기> 때 애드리브로 ‘밥이나 먹자’고 했던 게 통했는지 드라마 내내 먹은 기억 밖에 없다”며 반달눈을 지으며 웃었다.

박성웅은 얼마 전 <태왕사신기>의 제부도 촬영 도중 낙마했던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촬영 도중 놀란 말이 날뛰면서 등에 앉았던 박성웅을 떨어뜨렸다. 떨어질 때 낙법을 한다는 게 그만 허리에 충격이 가 5분 동안 땅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1년 전 키르기스스탄 촬영 때도 낙마하는 바람에 다친 목이 또 다른 낙마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컸다. 병원에서 MRI 등 정밀촬영 결과 큰 부상은 없었다.

결국 허리지지대를 착용하고 부상 이틀만에 촬영에 나섰다. 박성웅은 “사고 이후로 내 대역이 생겼다. 배우의 욕심으론 모든 장면을 직접 하고 싶지만 더 이상 어떻게 될지 몰라 액션신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박성웅의 역할은 ‘주무치’가 아니었다. 당초 극 4회까지 담덕(배용준)을 죽이려다 그 인덕에 감동 받고 측근으로 돕던 중 죽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김종학, 윤상호 감독과 미팅 뒤 비중이 더 큰 사신 ‘주무치’로 격상됐다.

박성웅은 “미팅 당시 7분짜리 티저 동영상을 봤는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먼저 역할에 상관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했더니 나중에 키르기스스탄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태왕사신기>를 통해 얻고 싶은 게 하나 있다. 과거 영화 <넘버3>의 박상면이 ‘재떨이’로 불렸던 것처럼, 드라마 <영웅시대>의 윤태영이 ‘맨발’로 불리는 것처럼, 그도 ‘주무치’ 박성웅으로 닉네임을 달고 싶다.

역할의 비중을 따지는 소모적인 바람은 버린 지 오래다. 박성웅은 “시청자들이 내 이름보 ‘주무치’로 먼저 부를만큼 인상이 남았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한 데 대한 보상으로 받고 싶은 선물이다”고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스포츠한국 이현아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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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9 (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