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해미는 누가 될까. 최근 지상파방송사 대하사극과 일일극
주·조연으로 발탁된 뮤지컬배우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낯선 얼굴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구사한다면 뮤지컬배우일 확률이 높다.
특히 브라운관에 진출한 뮤지컬배우들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던 스타급이 대부분.
최근 가장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배우는 MBC ‘태왕사신기’의 김선경(40)과 김호영(25). ‘태왕사신기’에서 담덕(훗날
광개토대왕)의 고모 연부인 역으로 등장한 김선경은 자신의 아들 연호개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야욕을 드라마틱한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시청자를
흡인했다. 드라마 데뷔작에서 단 3회 특별출연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김선경은 뮤지컬계에선 이미 최고스타. 애드립이 뛰어나 희극과
비극 연기가 모두 가능한 베테랑 여배우인 데다 빼어난 미모로 CF에도 출연한 바 있다.
‘태왕사신기’에서 김선경과 모자지간으로 등장한 김호영도 시청자게시판을 들끓게 하는 인물. 담덕의 숙적이자 연적이 되는 연호개(윤태영)의
아역으로 출연한 김호영의 실제 나이가 25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화제가 됐다. 김호영은 연극 ‘이’, 뮤지컬 ‘렌트’와 ‘갬블러’ 등에서 주로
여장남자 연기로 인기를 모은 뮤지컬배우.
‘포도밭 그 사나이’에 이어 SBS ‘왕과 나’의 주인공 김처선을 맡은 오만석(33)은 이미 드라마 주연급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뮤지컬스타. ‘환상의 커플’에서 ‘강자’ 역을 맡아 머리에 단 꽃, 멍한 눈빛과 대사로 인기를 모은 정수영(26)도 ‘쩐의 전쟁’에 이어 MBC
일일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에서 입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배우들이 과장되거나 희화화된 연기로 억지웃음을 유도하거나 왜곡되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문제는 무대에서의 이미지를
반복하거나 과도하게 바꾸려 할 때 두드러진다. ‘김치치즈스마일’에서 기준 역으로 출연 중인 뮤지컬계 귀공자 엄기준(32)도 극 초반부엔 엽기적인
캐릭터를 어색하게 연기한다는 평을 받았다. ‘왕과 나’에서 내시 조치겸(전광렬) 부인으로 나오는 김소현(31)도 ‘오페라의 유령’ ‘대장금’
등에서 청순한 여주인공을 도맡아오다 투기 심한 조연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시청자게시판에는 “드라마는 뮤지컬무대가 아니다.
과장된 연기가 부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 일일극 ‘아현동 마님’에서 둘째딸 백금녀로 나오는 박준면(32)도 마찬가지. 재즈가수를 꿈꿨을
만큼 폭발적인 가창력과 개성 강한 캐릭터로 인정받는 뮤지컬배우인 그가 드라마에서는 무능하고 샘 많은 백수 뚱뚱녀로 희화화되며 ‘뚱녀’에 대한
퇴행적 이미지를 답습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김은진 기자
2007-09-19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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