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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영원한 적수. 극의 긴장감을 절대로 놓치지 않게 한 그녀. 바로 '이산'의 "악" 정순왕후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뒤돌아서는 낮은 목소리에 냉정하고 칼 같은 말을 내뱉는 정순왕후, 김여진은 미워하면서도 절대로 못 잊을 것이다.
그만큼 김여진은 강렬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더욱 시청자들이 눈과 귀를 기울였던 것은 김여진의 새로운 모습때문이었다. 사실 김여진은 '이산' 전 맡았던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저 선하기만 하거나 평범한 캐릭터에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
그런 김여진이 정순왕후를 통해 변했다. 그것도 180도 변했다. 단순히 악한 것이 아닌 악의 우두머리 자리에 앉아서 이중적인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서는 선한 웃음을 짓고 뒤에서는 악의 우두머리에 앉아서 사람들을 부리며 음모를 꾀하는 모습은 섬뜩하기 충분했다.
김여진은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고 말한다.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종방연에서 김여진은 "정말 강한 역할이었다. 평생
잊지못할 것 같다. 정순왕후가 일반인을 뛰어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힘도 들었다. 확실한 것은 연기력의 폭이 넓어지고 커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김여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영조가 죽기 직전 한 차례 쓰려졌을 당시 정순왕후가 의식을 잃고 있는 영조에게 말을
하는 장면을 꼽았다.
의식을 잃고 죽음을 앞에 둔 영조에게 정순왕후는 "전하. 이대로 그냥 일어나지 마세요"라며 차가운 눈물을 흘렸다.
김여진은 "그 한 장면에 정순왕후의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영조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존경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 보다 자신의 야먕을 이루려는, 하지만 슬픈..그런 장면인 것 같다"며 "가장 기억에 남고 명장면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정순왕후를 통해 의외로 아줌마 팬이 늘었다는 김여진은 "어린 친구들은 많이 미워하는데 의외로 아주머니들이 이전보다 많이 좋아해주신다"며
웃음 지었다.
다음 작품으로는 역시 강인한 캐릭터를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김여진은 "극단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 꼭 악역이 아니여도 아주
푼수거나 아주 코믹스러운 역도 하고 싶다"며 여전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정순왕후'를 통해 '악역'의 재발견된 김여진이 다음 작품을 통해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최세나 기자 / 조선닷컴 ET팀 scblog.chosun.com/savababy>
200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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