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정약용 첫번째 미션 ‘조선판 SOFA’ 문제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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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정약용(송창의 분)이 당당히 과거에 급제하고 정조(이서진 분)로부터 첫번째 임무를 명 받았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1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 69회에서 청국 사신들이 등장해 조선에 잡힌 청나라 상인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며 정국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
청국 사신들은 군사를 이끌고 포도청으로 돌진해 금군과 팽팽한 대치를 이루고 대신들도 청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쪽과 굴욕적인 외교 관례를 깨야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일부 대신들은 “청국상인 몇 명과 우리 백성 모두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무리들은 “대국이라는 이유로 횡포를 부리는 저들을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
이날 방송은 사안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SOFA 즉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을 연상케 하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2001년 개정된 SOFA에는 양국 법률에 의해 모두 처벌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양국이 경합적 재판권을 갖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1차적 재판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국이 재판권 포기가 특히 중요하다고 인정해 포기 요청을 해오면 그에 대해 호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SOFA 체결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미군측에 1차적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한 것은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이 처음이다. 하지만 미군은 공무 중 사건에 대한 1차적 재판권을 포기한 예가 없다는 이유로 포기 요청을 거부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비록 1차적 재판권을 가지고 있는 범죄라 하더라도 미군당국은 범죄가 발생하면 곧바로 한국측에 재판권 포기 요청서를 보내오고, 그에 따라 90% 이상 포기해 왔다.
결국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에서 미국이 재판권 포기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던 미군들은 본국으로 송환됐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조는 중국 상인들이 조선땅에서 죄를 지은 것에 대해 사법권 및 재판권을 행사하고 싶지만 그럴 명분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정약용에게 해결책을 찾아보라 명을 내린 것. 정약용은 규장각을 샅샅이 뒤져 사태를 해결한 명분과 선례를 찾기 시작했다.
정약용이 찾은 것은 현종 때 조선에서 황제에 대한 예우로 황제의 칙서를 요구했던 기록이었다. 정약용은 그 칙서가 당도할 때 까지 죄인들을 취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정약용의 생각은 오판이었다. 청국사신은 “청의 황제를 대신해 조선에 왔다”고 주장하며 “칙서를 바로 써줄 수 있다”고 나온 것. 결국 정약용이 찾은 전례는 무용한 것이 돼 버리고 말았다.
국가와 국가간의 조약과 비준은 합리적인 명분이나 이성보다는 힘의 논리에 따라 결정된다. SOFA나 최근 전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는 쇠고기 문제 역시 이성보다는 힘의 균형에 따라 결정됐다.
다음주 19일 방송될‘이산’ 70회에서 송연은 외교적 방식으로 청국의 요구를 거부하게 된다는 내용이 예고편을 통해 방송됐다. 송연의 해결방식은 아마도 원만한 쪽으로 결론 내려지겠지만 현실속에서 '원만한 해결'은 결국 강자에게 유리한 쪽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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