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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 송은주기자] MBC-TV 드라마 '이산'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공중파 3사 사극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는 주요 요인 중에는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자들의 연기력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극보다도 매회
강도 높은 액션신이 한몫 거들고 있다.
세손시절부터 왕좌에 오른 뒤에도 끊임없이 암살에 시달린 정조의 일생 때문인지 회마다 손에 땀을 쥐는 액션신이 맛깔스럽게
들어가 있다. 이 모든 액션 장면을 이끌고 있는 김성실 무술감독을 만나봤다. 그는 전반적인 무술신 외에도 직접 출연하며 무술신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은 이번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시청자들의 무술 액션 신을 보는 눈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어설프고 안일하면 바로 외면받기 십상이다. 이에 그는 옛날 무술도감과 정조 대왕에 관련한 서적을 될 수 있는 한 모두
찾아 읽어봤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 시대 호위무사들이 사용한 무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심지어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자료를 들고
전쟁기념관 사료 담당자를 만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단순히 연습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시청자들이 즐거워하는 액션신이 나온다는 것. 처음 이병훈 PD는 김 감독에게 극에서 아름다운 무술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스토리와 영상이 아름답게 진행되기 때문에 액션 만큼은 조금 거칠더라도 박진감 있게 나가야 시청자들이 덜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생각은 적중했다.
◆ 절대 무술감 소유자는 '대수'
드라마 '이산' 출연자중 가장 뛰어난 액션연기 기량을 선보인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감독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모두 다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누가 잘한다고 딱 집어서 말하기가 난처해서란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가장 많이 액션
연기를 한 사람이 눈치 빠르게 잘 알아듣는 편이다"며 입을 뗐다. 이어 "제일 많이 호흡을 맞춰본 대수(이종수 분)가 아닐까요?"라며 넌지시
말했다.
대수는 드라마에서 우직하면서도 충성스러운 왕의 신하이자 벗으로 나온다. 이종수는 대수 역을 위해 약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김 감독에게 훈련을 받았다. 극중 익위사 관원인 대수는 싸움을 정식으로 교육 받지 않았는데 무술감각으로 호위 무관이 된 캐릭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감독은 대수의 액션 신을 거칠게 잡아왔다.
◆ 촬영장에서는 호랑이 감독님~
사실 '이산' 무술팀은 모든 촬영 장면에서 고난이도 연기를 펼치고 있다. 때문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김 감독은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맞춰보다가 발목을 접질린 정도가 전부일 정도다. 매회 액션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이 적은 이유로 '긴장'을 손꼽았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모든 연기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긴장을 요구한다. 한순간 마음을 놓았을 때 곧바로 부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본격적인 슛 싸인이 들어가기 전 10번이고, 20번이고 꼼꼼하게 체크하고 계산한다. 시간이 없다 고해서 대충 넘어가면 좋은 장면은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촬영 현장에서 연기자들은 김 감독을 '호랑이 감독님'이라고
부른다.
◆ 20단 유단자도 소용없다. "처음부터 다시!"
김 감독은 청소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중국 무술을 연마했다. 주 종목은 쿵푸와 무슈를 꼽는다. 합이 몇 단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물음은 액션연기 세계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아무리 단수가 높다 하더라도 방송 무술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단자이더라도 다시 걸음마부터 시작해야한다. 특별한 대우도 없다. 이들에게 그저 신입 연기자일 뿐이다.
보통 사람들 눈에는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유도와 레슬링이 다르듯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먹이 잘못 나갔다는 것을 아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멈춰야한다. 그 힘을 배우는 것이란 20단 유단자이라고 할지언정
노하우 없이는 그러한 힘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무술은 개인적으로 연마하지만 방송무술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사소한 호흡하나 맞지 않으면 동료연기자가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사진 = 이호준 인턴기자) -주소창에 '스포츠'만 치시면 스포츠서울닷컴 기사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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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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