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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역 최고 변신 연기자는? 김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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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존의 이미지와 주로 맡은 캐릭터와 달리 악역을 맡아 변신을 꾀하는 스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스타나 연기자가 연기나 캐릭터, 그리고
이미지의 변주폭을 넓히고 드라마나 영화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악역을 맡은 것이다.
기존의 이미지에서 맛볼 수 없는
연기자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 연기자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악역을 맡은 스타들이 급증하고 있다. 물론 악역을
꺼리는 연기자들도 적지 않다. 이미지가 강하게 박히고 캐릭터의 한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악역으로 인한 이미지가 광고모델로 연결되지
않을까 염려해 악역을 맡기를 주저하는 연기자들도 있다.
하지만 갈등 없는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갈등을 일으키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선과 악을 대변하는 캐릭터들이다. 연기자라면 누구나 선한 캐릭터를 맡고 싶지만 드라마를 위해선 불가피하게 악역이 등장해야하고
누군가 악역을 맡아야한다.
이러한 드라마나 영화 등 작품적 구성의 속성과 연기자적 변신에 대한 욕망으로 요즘 악역을 맡은 스타들이
많지만 기존 이미지와의 충돌을 자연스럽게 극복하지 못하거나 연기력 부족으로 악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스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최고의 악역 연기를 펼쳐 좋은 평가를 받는 연기자는 누구일까. 아마 시청자의 다수가 MBC월화 사극 ‘이산’의
김여진을 꼽을 것이다.
김여진은 주인공(Protagonist) 이산(이서진)과 대립각을 세우는 반주인공(Antagonist)으로
등장하는 정순왕후역을 맡았다. 김여진은 겉과 속이 철저히 다른 야누스적 악역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렵다.
김여진은 정조의
생부 사도세자를 죽게 한 인물로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회하고 야심이 큰 인물로 노론벽파의 수장으로 폐세손 작업을 진행하고 이산이 보위에 오른
뒤에도 그를 제거하는 계획을 끊임없이 세우나 실패하는 정순왕후역으로 극의 중심에 서 있다.
그동안 억척스럽지만 착한 심성을
드러내는 배역이나 또는 수더분한 선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김여진은 철저히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세손과 영조 앞에선 누구보다 온화한
중전모습으로 그리고 같은 입장을 보이는 세력과 함께 있을 때에는 음모와 야망을 드러내는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어 찬사를 자아내고
있다.
그의 이산에 대한 음모는 보는 시청자가 몸서리를 칠 만큼 리얼하게 전개되고 있다. 온아함과 독기를 동시에 뿜어내는 김여진의
야누스 연기는 웬만한 연기력으로는 소화하기 힘들지만 김여진은 두 상황에 맞는 대사와 표정 연기, 그리고 분위기 연출로 빼어나게 소화하고 있다.
특히 악역의 성격을 드러낼 때의 드러내는 표독스러움은 서늘함마저 느끼게 하는 카리스마가 번뜩인다.
악역은 선한 주인공역보다
소화하기가 훨씬 힘들다. 시청자들에게 악한 행위나 행태가 설득력 있고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위해 다른 배역을 맡은 연기자보다 많은 시간을 투여해
캐릭터 연구에 몰두해야하고 그것을 연기로 표출하기위해 피땀을 흘려야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악역은 개연성이 없는 캐릭터로 전락하거나 연기가
부족하면 악역과 연기자가 따로 노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스타들이 최근 들어 악역을 맡아 변신에 성공하지 못한채 실패로 끝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여진은 탄탄한 연기력과 철저한 캐릭터 분석력으로 악역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정순왕후역을 개연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김여진은 최근 드라마 홈페이지에 올린 인터뷰에서 “(정순왕후의) 배짱과 심성의 폭이 보통 사람은 아닌 거 같다. 그래서 연기하는
것도 더 재미있고, 주변에서도 악역이 잘 어울린다고들 한다. 착한 연기를 할 땐 연기를 잘 하는지 몰랐는데 ‘진작에 악역을 하지 그랬느냐’는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고 악역 연기의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김여진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이전 이미지를 지운 채) 그 인물로 계속
기억되는 연기자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여진의 바람은 ‘이산’에선 이뤄진듯 하다. 사람들은 정순왕후를 보며 전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산'에서 악역을 맡아 성공적인 변신을 한 연기자 김여진.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20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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