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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모습보단 저만의 연기 보여야죠"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시청률을 결정짓는 핵심인물이었다. 그러나 때로는 남자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드라마도 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MBC '이산'과 KBS '못된 사랑'이 그런 경우. '이산'은 정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못된 사랑'은 한류스타 권상우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들은 어떤 매력을 보여줘야 할까. 월화 드라마에서 인기 대결을 펼치고 있는 두 여배우의 매력 포인트를
분석해 보자.
MBC '이산' 한지민 "이서진 도움 많이 받아"
남자 주인공 이서진의 비중이 절대적인 이 드라마에서 한지민은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젊은 여배우가 사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기. 그의 연기에 대해 시청자들은 "청순하고 예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맡은 인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잘 모른다"는 한지민은 "감정적인 의견들을 보고 흔들릴까봐 일부러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많은
연기자들이 열심히 하고 계시기 때문에 뒤처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조를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전개되는 이번 드라마에서 한지민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다. 도화서를 중심으로 그가 맡은 성송연의
활약이 등장하지만 보조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기 때문. 점차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보조적인 역할이다.
게다가 그는 극 초반부에서는 왕이 아닌 박대수(이종수), 이천(지상렬) 등의 인물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과는 빨리 친해져서 호흡을
맞추는 게 편했다"는 한지민은 상대역을 맡은 이서진에 대해 "연기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모니터링을 부탁하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여인들을 거느린 왕을 상대로 로맨스를 그려야 하는 한지민은 실제 상황이라면 "왕과의 사랑은 싫다"고 말했다. "상대를 '저하'라고
부르며 어려워해야 하는데다 후궁도 많아서 욕심이 날 것 같다"고. 그는 "나만 좋아해주는 남자가 좋다"고 털어놓았다.
주요 행사를 그림으로 그려 남기는 도화서 소속으로 등장하기 때문이 이번 작품에 앞서 동양화도 배웠다. 하지만 막상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안료를 개거나 먹을 가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이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내용이 나오기 시작해 그의 그림연기(?)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대장금'에서도 사극 연기를 했지만 여전히 대사가 어렵다는 한지민은 "어려운 단어는 계속 반복해서 읽어보는 것으로 숙달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KBS '못된 사랑' 이요원 "캐릭터 제 성격과 반대"
한류스타 권상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요원은 "죽을 것 같은 사랑"을 하는 순정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나인정이라는
인물은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답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성. 유부남인 수환(김성수)과의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정도로 순정적이다. "수동적인
인물이지만 사랑 때문에 변하죠. 사랑하던 남자에게서 버림받고 복수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잊어버려요.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죠."
이요원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너무 순진한 인물로 설정됐다는 게 처음에는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주변에서 남자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 촬영할 때는 좀 힘들었죠. 그런데 주변을 보니까 실제로 그런 분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순진했을 때 그냥 알았던 남자 때문에 성격이 변하는 분들…. 하지만 실제 제 성격은 이번 캐릭터와는 완전히 달라요."
첼리스트로 등장하는 그는 첼로를 연주하는 단 3컷을 촬영하기 위해 5일간 매일 5시간씩 연습을 했다. 개인교습을 하더라도 그렇게 몰아서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촬영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촬영을 마치고 나니 10㎏쯤 되는 짐을 내려놓는 것처럼 홀가분했다"는 그는 "이후 지방에서
닭집을 하는 여자로 설정돼서 편했다"며 웃었다.
사실 이요원은 흥행 능력에서는 권상우에 뒤지지 않는다. 전작이었던 SBS '외과의사 봉달희'는 시청률 30%를 넘었고 영화 '화려한
휴가'는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단지 작품의 흥행이 그의 개인적 역량 때문이라고 하기 힘들다는 게 차이점. 좋은 작품을 선택해 요구된 연기를
정확히 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 자체가 재미있어야 하고, 캐릭터가 살아 있어야 하고, 제가 어울리는 역할이어야 출연을 결심해요. 스스로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어야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출연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이미 결말까지 확정돼
연기하기가 편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우기자 kjongwoo@busanilbo.com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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