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에서 홍국영(한상진 분)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 긴장과 흥미를 더하며 홍국영을 연기하는 배우 한상진에 관한 관심과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16일 10회에 첫 등장해 사대부답지 않은(?) 걸죽한 입담과 날카로운 판단력, 호방한 기질을 뽐내며 화려하게 첫 등장한 홍국영은 23일 방송된 ‘이산’ 11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개시했다.
역사적으로 홍국영은 정조시대에 누구보다 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었으며, 파괴적일 정도로 파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다. 특히 그는 누구보다도 이산의 최측근으로서 이산이 왕에 즉위한 후 반대파인 노론을 숙청하고 숙위소를 설치해 스스로 숙위대장이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던 야심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홍국영은 정조 즉위 4년 만에 원빈사건, 완풍군 건으로 권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그가 한 시대를 휩쓴 풍운아였다는 것.
그의 분분한 역사적 평가처럼 드라마 속에서 홍국영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도 ‘이산’의 시청자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10회에서 대수(이종수 분)의 무과시험 과외선생으로 양반과 사대부에 대한 일장 독설을 늘어놓던 홍국영은 11회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정한 듯 홍인환(나성균 분)을 찾아가 “여태 뛰어다녔으니 이제 날아오를 채비를 해야겠다”며 사관원 정원자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이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침없이 돌아서며 “개가 똥을 따라다니면 결국 똥만 묻는다”고 일갈하기도 한다. 11회를 통해 이러한 홍국영의 범상치 않음을 눈치챈 것은 역시 앞으로 그와 호적수가 될 정후겸이었다. 11회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마주하며 앞으로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암시하기도 했다.
드라마 속 홍국영은 냉소적이면서도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고 불같은 성격을 숨기지 않지만 이산을 보호하기 위한 작업을 조용히 진행중이기도 하다. 같은 야심가지만 정후겸과 비교했을 때 정후겸이 이산에 직접적으로 맞서며 권력을 향해 돌진할 때 홍국영은 이산을 등에 업고 권력을 향해 간다는 차이점을 보인다.
이렇게 드라마 ‘이산’속에서 다소 복잡한 성격의 홍국영을 연기하는 배우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 한상진이다. 1997년 의류화보 모델로 데뷔해, 2000년 SBS 톱탤런트 선발대회 입상,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역시 2007년 MBC ‘하얀거탑’ 이었다.
한상진은 '하얀거탑'에서 장준혁(김명민 분)의 오른팔 역할로 눈치가 빠르고 처세에 능한 인물로 출세지향적인 장준혁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박건하 조교수 역으로 출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농구스타 박정은 선수의 남편이라는 사실과 현미의 이종조카, 노사연의 사촌동생이라는 사실도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상진은 드라마 ‘하얀거탑’ 촬영시 데뷔년도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마스크 탓에 “실제 의사가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고, 이는 그만큼 그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완벽한 이해와 캐릭터 장악력을 보여줬다는 반증이었다. 그는 드라마 ‘이산’을 통해서도 남성적인 박력과 뛰어난 지략을 갖춘 홍국영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이산’의 인기 몰이에 새로운 폭풍의 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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