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 9회는 극중 대수로 분한 배우 이종수 독무대였다.
지난주 8회부터 시작된 이종수의 열연은 이날 9회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 자신 때문에 깍정이 패에게 납치를 당한 성송연(한지민 분)을 찾기위해 혈안이 된 대수(이종수 분)의 만감이 교차하는 연기를 불꽃 튀는 에너지로 소화해냈다.
이틀째 송연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평상에 앉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대수의 모습에서 배우 이종수를 재발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종수는 그간 그의 연기력에 비해 다소 과소평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6년 MBC 25기 공채로 데뷔한 이종수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조연급 연기를 펼치며 청춘스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지만 주연 문턱에서 다소 작품 운이 따르지 않았다.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던 2005년작 ‘환생-next’는 당시 무섭게 떠오르던 배우 류수영에 가려 다소 빛을 잃었고,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도 10% 전 후반대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후 이종수의 연기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고 과장됐다는 평가와 SBS ‘헤이헤이헤이 시즌2’에 고정 출연한 이후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돼버려 연기 운신의 폭이 다소 협소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이산’을 통해 이종수는 지금까지 그가 연기해왔던 어떤 배역보다 자신의 연기 스타일과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대수’역을 꿰차며 그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극중 대수는 대하사극 ‘이산’에서 가장 복잡한 심리를 가진 캐릭터다. 송연을 연모하지만 오로지 이산(이서진 분)만을 바라보는 송연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고, 어린 시절 절친한 벗 이산에게는 무한한 존경과 우애를 보여준다. 기본적으로는 활동력이 강하며 밝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자신의 감정 때문에 결국 끝없는 고독에 빠지게 되는 역할이 배우 이종수가 연기하고 있는 ‘대수’의 캐릭터다. 약간은 과장된 듯한 행동에서도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그의 눈빛은 ‘대수’ 캐릭터에 정확히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경력 12년 차의 배우 이종수가 드라마 ‘이산’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드라마 ‘이산’에서는 앞으로 대수가 송연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간직한 채 정조의 호위무사로 변신하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배우 이종수가 또 어떤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할 지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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