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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초월한 영원한 ‘어머니’ 고두심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감사합니다.”

중견연기자 고두심이 지난 연말 방송가 연기대상에서 방송사상 처음으로 두 방송사의 ‘대상’을 수상,2관왕에 오르며 최고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고두심은 ‘한강수타령’으로 ‘MBC 연기대상’의 대상을,‘꽃보다 아름다워’로 ‘KBS 연기대상’의 대상을 차지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고두심은 이에 앞서 1989년 ‘사랑의 굴레’(KBS),1990년 ‘춤추는 가얏고’(MBC),2000년 ‘덕이’(SBS)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어 1회 수상도 어려운 대상만 무려 5차례 수상하는 5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두 드라마에서 모두 ‘어머니’의 모습을 연기한 고두심은 특히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전하는 감동의 수상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고두심은 지난 12월31일 ‘K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후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사랑합니다. 어머니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감동어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두심은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남편에게 소박맞으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우리 시대의 순박한 어머니 역을 열연했다. 또 MBC ‘한강수타령’에서는 홀로 가정을 이끄는 억척스럽지만 속정 깊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어머니’는 오늘의 연기자 고두심을 있게 한 뿌리다. 고두심은 평소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여자였던 어머니의 인내와 넉넉한 마음씨가 온갖 고생 끝에 내가 어엿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해 왔었다. 그녀가 서울 유학 중인 오빠의 밥을 해준다는 핑계로 상경한 것은 제주여고를 졸업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다름아닌 영화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고두심의 첫 직업은 무역회사의 사무원이었다. 지난 1972년 MBC 공채 5기로 탤런트가 되긴 했으나 단역이 대부분이었다. 고두심은 홈피에서 배역에 대한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그녀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탓인지 성숙하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덕분에 나는 처녀 역할은 한 번도 못 해봤다. 처음부터 아줌마나 할머니 역을 맡았다. 멜로드라마 주인공으로 남성들의 사랑은 받아본 적이 없는,어찌보면 불행한 연기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고두심이 ‘KBS연기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뒤 그녀의 출연작인 ‘꽃보다 아름다워’의 김철규 PD는 “고두심씨의 연기는 테크닉이나 기술이 아니다. 가슴으로 하는 연기다. 그 진정성이 사람을 움직인다. ‘꽃보다 아름다워’는 처음부터 고두심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며 그녀의 연기를 평했다.

멜로 연기자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 시대의 어머니로,우리 시대의 연기자로 우뚝 선 고두심은 그래서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2005.1.2 (일) 스포츠투데이 최윤정 기자]




2005-01-0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