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들의 몸값,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MBC 드라마 ‘궁2’의 지휘봉을 잡은 황인뢰 PD가 일부 배우들의 몸값에 우려를 나타냈다. 황PD는 최근 서울 한남동의 그룹 ‘에이트’ 사무실에서 “주연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드라마 제작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주 제작사 수는 늘고 있지만 드라마가 부실해지는 사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PD는 올해 초 인기를 모은 ‘궁’을 예로 들어 이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배우들과 매니지먼트사에서 기가 찰 만한 몸값을 요구했다는 것. 이 때문에 황PD는 ‘궁’ 출연진을 주지훈·윤은혜·김정훈·송지효 등 신인 위주로 꾸렸고 큰 성공을 거뒀다. 굳이 스타파워에 목을 매지 않아도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기획과 연출력만 있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황PD는 지난달 발족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COD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우선 당면 과제로 외주제작과 관련해 방송사의 표준계약서 작성, 배우들의 현실성 있는 출연료 기준 등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배우들의 출연료는 경력과 연기력에 비례해 책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처럼 자리를 마련한 황PD는 ‘궁’이 끝난 이후 소회도 담담히 밝혔다.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일부 젊은 배우들에게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연락이 뚝 끊기는 것은 예사고, ‘궁2’ 출연섭외 과정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제시했다”면서 “오죽했으면 앞으로는 드라마 쫑파티에 꼭 참석하라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킬 생각을 했을까”라며 너털웃음을 웃어보였다. 곧바로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운 배우들이기 때문에 나쁜 감정이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황PD는 이어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궁2’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며 “전편에 못지않은 흥미로운 대본이 준비된 상태이며 훨씬 화려해진 미술과 야외 세트장도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궁2’의 스토리는 어떤 내용일까. 일단 전편과 이어지는 부분은 황실이다. 혜명공주(이윤지)가 왕위를 이어받지만 황실 법도상 모계 승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왕실에서는 후계자를 찾게 된다. 이때 궁 밖에서 살고 있는 20살 청년의 존재가 밝혀진다. 오래전 황실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궁을 나온 주인공의 어머니가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고 주인공을 낳아 키우다가 일찍 죽고 만다. 황실의 후손인지 모르는 주인공은 ‘궁’이라는 간판의 중국음식점 배달원으로 지내다 갑자기 궁으로 들어오면서 좌충우돌 스토리를 이어간다.  

황PD는 “조선시대 ‘강화도령’ 철종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따왔다”면서 “철종의 이야기는 슬프게 끝나지만 우리 드라마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전편에 나왔던 김혜자·이윤지 등 황실 식구들은 거의 그대로 출연하지만 주연배우 4명은 전원 교체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궁2’는 추석 전까지 주연배우들의 캐스팅을 마무리한 다음 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강영구기자(lov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