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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財테커 심혜진으로 변신중”

복부인이냐고? 천만의 말씀. 간이 콩알만하다는 그에게 ‘투기’는 가당치 않다. 안락한 노후를 맞이할 공간을 ‘미리’ 준비해 놓자는 것뿐이다. 고민없이 훌쩍 세상 한 바퀴 돌아보고 올 여유를 가질 수 있기만 하면 족하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탤런트 심혜진씨(40). 더욱 당당한 싱글이 되기 위해 ‘부동산 재테커’를 선언하고 나섰다. 부동산 투자의 매력은 쌈짓돈 불리는 쏠쏠한 재미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스릴을 맛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방송가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그가 이번에 욕심을 제대로 냈다. 가을 고려대 정책대학원 부동산 CRO(Chief Real estate Officer)과정에 등록, 인생에 새로운 커브를 틀기 시작했다.

“부동산 그거 한국사회의 끊임없는 화두 아니겠어요. 사는 동안 줄기차게 부동산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테고 뭔가 알아야 정책의 배후, 세테크 방법 등을 체화할 수 있으니까요.” 왜 부동산이냐는 질문에 툭 터져나오는 그의 부동산론이다.

그리고 “부동산은 여자의 직감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거죠. 여성은 남성보다 섬세한 동물적 직감과 승률이 확실치 않으면 절대 풀베팅 하지 않는 작은 간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복부인은 있어도 복아저씨는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편안하게 무르익자 어느새 그의 말이 짧아졌다. 그러면서 스스로 체득한 효과적인 투자를 위한 원칙을 풀어냈다.

첫째는 ‘원금은 까먹지 말자’. 투기가 아닌 투자인 이상 손해는 안 볼 정도의 안전한 수익에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집을 살 때는 미래 자산가치와 함께 최적의 위치, 안락한 삶을 보장하는 ‘베스트 조건’을 모두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목표설정도 중요하다. 1천만원으로 1억 만들기, 1억으로 10억 만들기. 전자가 더 어렵다는 그는 세테크와 병행하라고 귀띔했다. 확실한 세금 감면 방법을 알고 있는 세무사와 회계사를 활용하라는 것.

사실 누구나 머릿속으로는 한번쯤 그려본 원칙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실행하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이 깃들어야 한다. 머릿속의 생각들을 현실로 옮기는 것은 당연히 다리의 몫. 닥치는 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스크랩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현장을 둘러본다. “이거 객장에 그냥 앉아서 하는 주식투자 하고는 달라요. 다리품이 엄청 팔립니다. 다리 퉁퉁 부어야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을 못 잡아요. 논리나 수학공식으로는 안되죠. 부동산은 남편 월급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아줌마들이 만든 거예요. 부동산을 잡으려면 끝없이 움직이는(動) 아줌마를 잡아야 하고 그녀들을 집에다 모셔둬야(不動) 한다구요. 그러려면 경제가 자라나고 돈이 흘러나오고 남편 월급이 올라야 하지 않을까요”. 명쾌하다. 군더더기 없는 해법. 누군가를 향하는 댓거리인가는 알만하다.

부동산 얘기를 자신의 삶으로 가져가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불혹의 싱글. 외롭지 않을까라는 느낌. 그런데 중년의 초입에 들어선 그녀지만 고독에 대한 나름의 철학도 풀어헤친다.

“세상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기 때문에 외롭죠. 다 갖고 싶어서 부둥켜 안으면 내 팔 안에서 넘쳐나게 마련입니다. 뭐든지 소유하려고, 내 거라고 생각할 때 외롭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직 싱글로 남은 심혜진씨. 그는 사랑을 할까. 그래서 물었다. 어떤 사람을 기다리냐고. “‘오늘’ 정갈하지 않아도 ‘내일’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어렵사리 내비친 사랑관이다. 그리고 그는 “난 프란체스카와, 곧 방영될 드라마 ‘궁’ 속 주인공 율의 어머니와 사랑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1시간 남짓. 심혜진씨는 온화한 늙음을 준비하는 아줌마에서 사랑을 하고 싶은 여자로, 그리고 연기자로 수차례 변신했다. 하지만 브라운관에서보다 만나서 더 아름다운 여자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즐거운 만남이었다.

[경향신문 글 심희정·사진 서성일기자]





2005-12-20(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