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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멜로의 갈등 구조는 2개의 삼각관계다. ‘신채커플’에 끼어든 율(김정훈)의 공세가 메이저급이라면 화영(심혜진)이 명선당 시절을 떠올리며 황제(박찬환)-황후(윤유선)의 러브라인을 흔드는게 마이너급이다.
그러니까 향후 멜로 갈등의 뇌관은 율(김정훈)이 쥐고 있는 셈이다. 신(주지훈)과 채경(윤은혜) 부부의 행복은 율에 달려있다.
율은 ‘슬픈 왕자’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해 궁안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 황위 계승 서열 1위인 선임 황태자가 될 예정이었던 율은 아버지 효열태자(김상중)의 갑작스런 사고로 모든 게 바뀐다.
율은 상실감에 사로잡혀 집착과 광기에 빠져있는 어머니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신이 답답한 궁안에 갇혀있는 것만큼 율도 엄마의 굴레속에 갇혀지낼 수밖에 없었다.
사는 이유가 엄마때문이었던 이 아이는 명랑하고 낙천적인 채경을 알게 되면서 잘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어머니라는 울타리를 본격적으로 벗어나려고 한다. 이제는 황위보다 사랑이 우선이다. 그러나 자신의 정혼자였던 채경은 이미 유부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사랑을 쟁취할 수 없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바라보는 것만도 행복했으니. 그러나 사랑에는 질투가 동반되기 마련이다. 사랑하면서도 가질 수 없는 절망은 차라리 분노라 했던가.(네티즌 ‘수이법사’) 이제 신과 채경을 흔들 수밖에 없다. 채경을 얻을 수만 있다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율의 막판 파상공세는 더욱 노골화될 전망이다. 이는 ‘궁’의 마지막 갈등으로 치닫게 하는 요인이다.
다행인 것은 채경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일방통행은 아니라는 위안이다. 율은 신이 갖추지 못한 섬세함을 지닌 리버럴이자 로맨티스트다. 신은 자신이 남편이라는 이유로 순간순간 채경의 감정을 무시하며 채경을 강압적으로 구속해버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율은 여자의 마음, 감수성을 읽을 줄 안다.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난 것은 전혀 악남(惡男) 같지 않은 남자가 악역을 하게 되면 어떻게 변할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캐릭터의 변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율은 마지막 일격을 가하고 어쩔수없음을 느낀 후 신과 채경을 떠날 수밖에 없는 건 멜로드라마의 숙명이요 주조연의 한계다. 그러나 점점 유형화되는 듯한 ‘신채커플’의 티격태격 사랑싸움 외에도 멜로 드라마의 마지막 갈등 요인을 만들어낼 율에게 감정이입해보는 것도 시청자에게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