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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심혜진에게서 프란체스카 느낌이?
MBC 인기 수목드라마 `궁`(극본 인은아 연출 황인뢰)에서 심혜진을 볼때 간혹 프란체스카를 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궁에서 황위쟁탈전을 벌이게 만드는 장본인인 혜정궁(화영) 심혜진에게서 가끔 프란체스카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혜정궁은 `황`색신문 편집국장과 공모해 언론 플레이로 기존 황가를 흔들어 놓는등 지능적인 악역을 펼쳐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혜정궁의 이미지는 쌀쌀맞고 표독스럽다. 그럴 때는 프란체스카가 도끼를 들고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MBC 시트콤 `프란체스카`에서 형성된 이미지가 워낙 강해 `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혜정궁이 "옳고 그르고는 내가 판단해~ 미안할 짓을 왜해!!"하고 딱 잘라 말할 때나, 효린에게 "천국에 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뭔지 아니? 지옥에 가는 길을 아는 거야. 이건 너희들의 천국을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지옥이야"라고 말할 때는 심히 혼란스럽다. 혹시 흡혈귀가 하는 대사가 아닌지.

화영에게 프란체스카 느낌이 난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영국에서 14년동안 도피 생활을 할때 사용하던 이름이 프란체스카였을 거야"라든가 "검정드레스에 긴 생머리만 보다가 한복 입고 특히 머리 올리고 가채 쓴 모습은 영 낯설다"는 지적이 그런 것들이다.

화영과 프란체스카 이미지의 오버랩은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권력투쟁에 뛰어든 화영 역에 악역 이미지를 강화시켜 주기도 한다. 이미지의 충돌이라기보다는 이미지의 상승작용이다. 화영은 못되면 못될수록 갈등의 대비효과로 절제된 연기를 펼치는 신(주지훈)과 `어리버리` 채경(윤은혜)의 순수함과 착함은 돋보이고, 아들인 율의 복합적인 내면을 자세히 해부하게 한다.

`궁`에는 화영 외에는 지독한 악역이 없다. 율도 악역이 아니고, 효린(송지효)마저 불안한 악역이다. 나머지 악역은 몸통이 아니라 깃털이다.

효린이 재벌집 딸이 아니라서 이야기가 사뭇 흥미진진해졌지만 남을 해치지 않고 자신을 파괴하는(자살시도) 효린은 악역을 계속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효린은 "사랑에 양보가 어디 있니, 너희들(신과 채경) 사랑은 인정해주지만 내 마음의 사랑은 그대로 간직할께"하고 물러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심혜진은 유일하고 외로운 악역이다. 심혜진이 무너지면 악역할 인물이 없게 된다. 심혜진이 시청자에게 원성을 사는 것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심혜진의 연기력은 탓할게 별로 없다. 베테랑 연기자답게 연기와 감정 표현은 훌륭하다. 표정과 손짓, 목소리 모두 수준급 연기자다. 그런데 심혜진에게서 프란체스카 느낌이 언제 사라질지는 잘 모르겠다.

[헤럴드 생생뉴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2006-03-04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