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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 이름은 김삼순' 종영회 이후로 이 정도 취재진이 몰린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펠리스 호텔에서 열린 MBC 드라마 '궁'(극본 인은아 연출 황인뢰)의 제작발표회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국내와 해외 언론 약 100명 이상이 참석한 이날 기자간담회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고 그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아직 시작도 안한 드라마 한 편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궁'이 몇 가지 상징적인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감성의 만화가 드라마에서도 유효할까?
먼저 '궁'이 주목받는 이유는 원작 만화 '궁'(박소희)이 1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3년 연속 대한민국 만화 대상을 휩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성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멜로 드라마가 순정만화나 할레 퀸 소설(여성 대상의 연애소설)의 감성과 특징을 그대로 빌려오는 경우도 많고, MBC '다모'나 SBS '불량주부'처럼 만화 원작의 드라마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 '궁'의 경우 이 만화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정하에 황태자와 평민 여고생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는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과감한 상상력이 기존 드라마와 차원을 달리한다.
원작 만화 '궁'은 '왕자님과 결혼하여 궁궐에서 살고싶다'는 소녀들의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대리만족 시키는데다 꽃미남에 대한 환호, 엽기적인 코믹과 순정을 오가는 여자 주인공 등의 설정은 귀여니류 인터넷 소설로 대표되는 요즘 10대 여성층의 감수성을 대변한다.
드라마를 집필하는 인은아 작가는 "원작 만화의 캐릭터와 설정을 따라가되 노골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신데렐라가 궁에 들어간 이후의 이야기와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주위를 변화시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드라마 '궁'은 소녀적인 판타지와 10대의 감수성이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다른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리트머스지와 같다.
눈 높이는 골고루, 화면은 가장 고급스럽게
제작진이 가장 강조하는 것도 10대만의 드라마가 아닌 가족 전체가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인은아 작가는 "내 어머니도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어린 학생들의 사랑 뿐만 아니라 그 윗세대 어른들의 이야기도 펼쳐 놓을 것이다"며 "어린 세대와 윗 세대의 조화, 서민 가정과 황실 가정의 조화 등 다양한 어우러짐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윗세대 어른들로는 김혜자, 심혜진, 강남길 등의 탄탄한 중년 연기자들이 가세해 극의 무게를 잡아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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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0대 순정만화의 상상력을 화면 안으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연출과 세트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화 안에서야 상상력과 그림으로 넘어간다 해도 그것을 실제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52억의 제작비가 투입되어야 했다.
제작사측은 "그럴 듯함과 유치함은 한 발 차이로, 최대한 고급스럽고 세밀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황실이 사는 가상 궁궐이 620평 부지에 신설되었으며, 화려한 궁중의상과 소품, 퓨전 의상들을 화면에서 재현하기 위해 4억여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아예 이 드라마에서 동서양이 혼합된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가구, 음식, 그리고 의상 까지 한국적이면서도 현대화된 트렌디를 선보이겠다"는 제작진의 장담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이유도 만화 속 궁궐과 궁중문화를 세밀하게 재현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전작 '연애의 기초', '한 뼘 드라마' 등에서 빼어난 영상미와 스타일리쉬로 인정받은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맡아, 볼 거리를 확실하게 살려낸다는 강점도 있다.
일단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누구도 드라마 '궁'의 흥행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대하사극과 비슷하게 투입되는 제작비나, 2년 간에 걸친 기획과 제작 기간, 사전 50% 제작 등 기존 드라마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드라마의 성공여부에 방송관계자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드라마 계의 제작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세트와 원작이 갖춰져 있다해도 결국 시청자를 만나는 이는 주연인 윤은혜, 주지훈이다. 이 두 신인배우들이 드라마 '궁'의 모험을 이끌어가는 선봉이기에 11일 '궁'의 첫 방송에서 그들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