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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첫 방송을 타는 ‘여우야…’에서 그는 3류 음란잡지 ‘쎄 시봉’의 기자 고병희 역을 맡았다. 팬터지적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에선 독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음란기사를 쓰기 위해 ‘섹스 테크닉’에 골몰해야 하는 처지다.
“성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기자역인데, 성에 관한 연구를 잘해 야 (성문제 전문)기자 역할을 잘하는 건지….” 그의 역할은 그간 우아하고 품위있는 ‘고상녀’에 대한 이미지 를 180도 바꾼 변신이다. 미리 본 시사회에서 그는 “아, 그렇게 안아주세요…”하며 요염하고 관능적으로 연기한다. 이 프로그 램의 연출자 권석장 PD는 ‘친구집에 갔더니 누나가 낮잠을 자고 있더라. 그래서…’라고 적힌 화장실 낙서에서 힌트를 얻어 연 상녀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현정의 선정적인 장면은 고병희라는 주인공의 상상력이 고갈되지 않는 한 계속 나올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
“사실 대본을 받고 욕심이 많이 났어요. 성적인 상상력을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는 좀 낯설고 쑥스럽지만 고병희라는 인물 자체 는 많이 사랑스럽고 솔직하고 따뜻하거든요.” 영화 ‘해변의 여인’에서 이미 우아함을 버리고 털털하고 엉뚱 한 연기를 선보인 적 있는 고현정은 “이번 연기는 그때와는 굉 장히 다르며 애착이 더 간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 동생인 9세 아래의 연하남 박철수(천정명)와 우연히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면서 현실적인 사랑에 눈을 뜨는데, 그 과 정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요염과는 또다른 상징이 자리를 차지 한다.
귀엽고 발칙하고 털털하고 소심한 인간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 그녀’안에 알알이 투영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일부러 웃기지 않아도 우스울 때가 있잖아요 . 진지하게 살아가는데, 그 안에 웃음이 배어있는 상황들. 그런 것에 주목하고 연기하려고 해요. 33세 인생의 물음표로 가득찬 고병희라는 인물을 만나 몰입하는 셈이지요.” 그는 “발을 땅에 디딘 느낌처럼 실감있는 연기가 나올 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고 웃었다. 인터뷰 말미. 실제 연상연하 커플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연상연하 커플에 대한 이미지는 아주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좋지 않나요?” 그는 인터뷰 중 가장 보드랍고 사랑스러운 어조로 이 질문에 답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