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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이들이 있어 즐겁다 2003-04-01


삼각 관계도 이렇게 유쾌할 수 있다.


다름아닌 MBC TV 창사특집극 <허준>에 등장하는 궁중 약재관리인 임오근(임현식)과 의녀 홍춘(최란), 그리고 하동댁(이숙)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드라마 전개가 무거워진다 싶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주인공허준(전광렬)과 예진(황수정)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관심을 끄는감칠맛 나는 대목이다.


원래 임오근은 극중 비중이 미미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터지는기발한 애드리브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끝까지 살아남았다. 자신의 비중을 스스로 키운 ‘자가 발전’ 케이스.


특이한 점은 제작진도 촬영 도중 ‘임현식이 이번에는 어떤 말을 할까’하고 기다린다는 것. 여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임현식은 계속해서 재미있는애드리브를
내놓는다.

제작진은 “임현식이 너무 웃겨 NG가 자주 난다. 그런데 재촬영시 임현식의 애드리브가 바뀌기 때문에 지루한 느낌이 전혀 없다. 또한 NG조차 너무재미있어 실로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허준의 예진에 대한 애틋한 정을 전하기 위해 내의녀 궁을 찾은임오근이 “허준이 오늘 밤 탕약을 달이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하네∼”라고 말하다 쫓겨나는 장면은 카메라가 흔들려 여러차례 NG가 났을 정도로압권이었다. 팔짝 팔짝 뛰어가며 계속해서 외치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박장대소했음은 물론. 작가 최완규씨조차도 “임현식의 애드리브를 보려고 드라마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임오근과 짝을 이루며 웃음을 만들어 내는 인물은 하동댁. 임오근은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지만 하동댁은 끝없는 짝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임오근이 홍춘에 대한 사랑 때문에 뒤척이던 어느날 밤, 하동댁은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결국 ‘퇴짜’. 이를 두고 내뱉는 임오근의 표현이 절묘하다. “꽃밭을 보러 갔더니 거름밭이 앞을 가로 막는구나.”


임오근의 외사랑에 대한 홍춘의 반응은 아직은 쌀쌀맞기 그지없다. 임오근을 필부로 볼 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그 남자’라고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조금씩 열릴 예정이다. “오근과 홍춘을 연결시키라”는 시청자들의 항의에 제작진이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오근과 홍춘은 맺어진다. 극중 한 의녀가 오근을 대상으로 안마 연습을 하던 중 홍춘에게 들킨다. 이에 격분한 홍춘은 의녀를 쫓아내고 자신이 안마를 한다. 둘 사이에 불꽃이 튀고 결국 포옹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하동댁은 오근에 대한 사랑의 텔레파시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허준 자체도 감동이지만 임오근과 홍춘, 하동댁의 코믹한연기를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조금 과장되게 말해 이들 둘이 결혼이라도 한다면 시청률이 80%로 치솟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의 인기 비결은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캐릭터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허준 만으로는 극의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 진지한 장면과 더불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웃음밭이 있어 <허준>은 더욱 재미있다.


MBC TV <허준>에서 ‘애드리브의 대가’ 임오근(임현식 분)과 함께 즐거움을 더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바로 구일서역의 이희도와 언년이 엄마 함안댁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해숙.


구일서는 얼마전 극중에서 현대적 감각의 최신 유행어 “잘 가 내 꿈꿔”를 절묘하게 구사해 관심을 끌었고 함안댁 역시 여기저기 ‘말 옮기기’와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보망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김해숙은 연출자 이병훈 PD가 70년대 연출한 <제 3교실>의 여고생으로 데뷔했다. <허준>의 방송 초반 여기 저기 말을 옮기고 다니는 얄미운 연기로인해 함안의 모 단체로 부터 “왜 이름을 함안댁이라고 했느냐”는 항의를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역 인지도를 올린 공으로함암군민회가 김혜숙에게 감사패라도 증정해야할 판.


이희도와 김해숙은 실제로 마흔 다섯 동갑내기이다. 둘다 완숙의 단계에오른 중견연기자인데다 드라마 촬영이 없는 날에도 방송국에서 만나 연기연습을 할 정도이니 두사람이 치고 받는 대사가 딱딱 맞아 떨어질 수 밖에없다.


얄밉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이들이 있기에 <허준>이 즐겁다.

 

오태수 기자

<2000년 05월 04일 (목) 일간스포츠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