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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족에게나 집 안에 장애인과 관련된 비밀이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대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을 돌봐 주어야 할 어떤 대상이라고 여긴다.
이런 심리적인 부담은 그들과의 정서적 거리를 낳는다.
장애인들은 가족 내에서 조차 대부분 감추어지고 격리된다. 장애인과 관련된 온갖
문제들은 이런 부담과 격리에서 시작되었다.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한다.
결혼을 앞둔 여의사가 자신의 친부를 찾아 가보니 시각장애인이었다. 장애를 자신과 관계없는 것으로 여겼던 이 여성은 자신의 존재기반이
뿌리째 흔들거리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던 시각장애인 생부가 오히려 그녀를 위로하고 도와준다.
그녀는 자기 안에 정서장애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편협한 세계에서 빠져 나와 비로소 자신과 세상을 긍정하게 된다.
이번 특집극의 특별한 점은 주인공이 장애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장애인인 딸이 장애인 생부를 만나 자신의 허위의식과 대면하는
이야기다.
시각장애인 친부를 만나 도망치는 찬주의 모습은 장애문제를 대하는 우리들의 비겁과 닮아있다.
장애는 더 이상 장애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이다. 장애인을 우리의 가족과 동료로, 대등한 파트너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다. 딸이 결혼한 후 꾸민 새 가정은 시각장애인 생부를 가족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끌어안는다.
그들이 꾸리게 될 미래의 가정은 장애 문제를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감싸 안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장애 문제에 대한 해결의 희망을 이들에게서 찾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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