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가 강타한 2002년 6월을 넘기고 7월이 되자 장금이란 인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로서 재미가 있을지의 여부를 떠나서, 조선시대에 그런 여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혼자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장금이를 알기위해 공부하였던 의녀와 궁녀의 삶 또한 저로서는 참으로 흥분되고 즐거운 내용들이었습니다.
신분의 존비를 떠나 조선시대의 여인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 흥분됐고 모두가 왕의 여인들이나 누구도 왕을 소유할
수 없는 여인들이기에 그들만이 가지는 유대와 계율이 재미있었습니다.
드라마를 쓰면서 그런 흥분과 재미를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게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보면 많은 분들의 지적대로 너무 과도한 상상을 한 부분도 있고 대사에서, 상황설정에서 억지스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나 제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장금이가
다재헌으로 ?겨났을 때, 또 제주로 내쳐졌을 때, 수련의녀로 교육받을 때, 상황은 더 섬세하고, 심리는 더 세밀하게, 길이도 좀 더 길게
묘사되었어야 명실공히 주치의로서의 대장금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깨달으면서도
그냥 넘긴, 혹은 에피소드를 만들기가 어려워 피해간 일들이 다 끝나니까 속이 상하네요.
그동안 매일 네티즌들의 의견을
보아왔습니다. 동의한 것도 많았고, 상처를 받았던 것도 많았고, 의견을 받아들였던 것도 있고, 무지로 인한 실수로 너무 창피했던
적도 있구요. 궁녀센스와 리디의 패러디로 웃었던 적도 있습니다. 또 대본을 쓰면서도 울지 않던 제가 ‘애호대장금’의 소감글을 보며 운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장유진님의 글은 대본을 쓴 저보다 더 감정을 잘 아시는 것 같아 찾아내 대본을 써달라고 부탁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게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은 ‘따뜻한 드라마’라는 소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주제나 소재를 떠나 사람들간의 소통과 정이 흐르는 그런 드라마이기를 원했기에 또 우리 모두가 그러기를 바라기에 저에게는 그
말이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새벽에도 함께 있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장금이가 어찌 될까 같이 노심초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셔서 엮어온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내일 대본을 안써도 된다는 기쁨에 자면서도 실실 웃음이 납니다.
또 다 끝난 이 마당에 생뚱맞게도 ‘정말 장금이는 어떻게 대장금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정말..
장금이는 어떻게 조선시대에 임금의 주치의가 되고 대장금이란 칭호를 얻게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