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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종영 ‘커피프린스 1호점’, 낮은 목소리로 ‘러브액츄얼리’를 외치다

27일 MBC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폐점하면서 이 곳의 ‘커피’ 맛에 대한 금단현상이 여성시청자들을 오래오래 습격할 전망이다. 히트작이 막을 내린 뒤 ‘앞으로 무슨 낙으로 살지?’ 따위의 푸념이 뒤따르는 것은 드물지 않은 현상이지만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의 시청자들을 ‘덩달아 보기’나 ‘관성에 따른 지속 감상’과는 다른 ‘포로’로 만들어버린 이 드라마의 로맨스 파워는 기존 트렌디멜로물의 그것과는 사뭇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커피프린스 1호점’은 기존 로맨스드라마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도리질을 친 ‘조용한 혁명가’였고, 여성이 꿈꾸는 모든 것을 자상하고 섬세하게 구체화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드라마였다. 남장여자와 왕자님의 로맨스라는 설정의 흥미로움과 긴장감은 이 드라마를 주목하게 만든 일차적인 요소. 그러나 정작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대목은 ‘살짝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은 어디에나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영화 ‘러브액츄얼리’의 명언대로 은찬(윤은혜)부터 은찬 엄마(박원숙)까지 다양한 군상의 사랑법을 관조하며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그냥 사랑하며 살고 싶은 모두의 ‘로망’을 보듬은 데 있다.

남자인 줄 안 은찬(윤은혜)에게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다’며 사랑을 고백하는 한결(공유)을 비롯해 아이 딸린 연상의 기혼녀를 사랑하는 선기(김재욱) 등 속되고 안정적인 현실의 짝짓기 방정식을 무시한 등장인물의 사랑법, 그리고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 판단하지 않은 주변인물들의 ‘따뜻하게 쿨’한 시선은 소박한 사랑의 유토피아를 제시했다. 이 드라마는 동성애, 계급차, 출생의 비밀, 혼전임신, 동거 등 진부하고 문제적인 갈등 소재를 술술 꺼냈다가 술술 초월하기도 했다. 상투성에 대처하는 이 드라마의 능청맞은 자세는 가히 고수급. 이를테면 ‘돈보고 우리 손주를 꼬신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는 할머니(김영옥)의 진부한 공격에 은찬은 그럴 수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할머니의 행동을 긍정하고 이해하는 식이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는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하는 남자가 아닌 여자(채정안)가 있었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보채고 어리광을 부리는 여자가 아닌 남자(공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같은 배반의 연속이 엉뚱하게 담담하게 그려졌다.

이 드라마에서 정말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만큼 스킨십부터 눈빛 하나까지 실감나게 표현한 남녀주인공 공유와 윤은혜는 판타지를 머금은 일상 연기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며 재발견의 기쁨을 선사했다. 특히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이 돼왔지만 폭발 일보 직전에 머물러온 공유는 이번 드라마로 마침내 중요한 정점을 찍었다.

예정보다 1회 연장해 17부로 종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은 28일 다큐멘터리 형식의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금단현상을 달랜다.

스포츠월드 조재원 기자 otak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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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