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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종영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인기 비결
삶이 질릴 때 가끔 꺼내볼 수 있도록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순정만화였다. 흔하디 흔한 불륜이나 이혼과 같은 자극적 소재를 채택하지
않았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이 28일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
이 드라마는 재벌 3세와 살림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은 남장 여자 간의 사랑을 그린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였다. 그러나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독차지했다는 것은 뭔가 다른 게 있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의 욕망을 깨워라 ='커프'는 젊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근육질 몸매와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여성들을 사로잡은 공유 외에
'커피프린스 3인방'으로 불리는 꽃미남 종업원들도 젊은 여성들을 드라마로 끌어들였다. 드라마에 키가 크고 잘 생긴 재벌 3세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남장 여자라는 '불균형'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진부한 갈등에 얽매이지 않았다. 잘 생긴 재벌 3세와 남장 여자의 동성애적인
코드를 끌어와 젊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거기에 여성이 PD를 맡았다는 점이 유효했다.
'커프'는 만화 원작처럼 한 편의 순정만화 같이 전개됐다. 연애가 뜻대로 안될 때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목 놓아 우는 은찬(윤은혜)이나
어른이지만 혼자 레고를 갖고 노는 한결(공유)은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 준다. 이런 대목은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에 가까웠다. 한결이
남자로 알고 있는 은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자 포옹을 해봤으나 포옹을 한 후 다리가 풀릴 정도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 모습들
하나하나에는 동성애적인 코드가 묻어 있어 그것들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동화처럼 예쁜 대학 앞 카페, 장난감 같이 럭셔리한 주인공의 집 모습도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젊은이의 꿈을 이야기한다='커프'의 이야기 구조와 갈등은 거창하지도, 시끄럽지도 않다. 오히려 사랑하면서도 서로 꿈을 인정하는 '부담
없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존재한다.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면서도 '바리스타'라는 꿈을 이루는 은찬과 한결은 그 꿈을 소중히 지켜주고 응원한다.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한 연애 세태를 잘 그려냈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그러나 그것은 판타지라 할 수 있다.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꿈같은 판타지가 젊은 세대의 감성 속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이겠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바뀌어 있는 것은 아닐까.
△금기에 대한 솔직함 ='커프'는 사회의 통념에 대해서도 솔직담백하게 접근한다. TV 드라마에서 다소 금기시돼 왔던 동성애, 혼전 동거,
혼전 성관계에 대해 솔직한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이는 객체를 벗어나 성적 주체로 부상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존재,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반영된 결과다.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목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극 내용상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시대가 바뀐 만큼 우리 사회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커프'는 동성애적인 코드 따위로 무거운 것보다는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이나 내용, 진득한 내용보다는 자극적이고 가벼운 취향, 소비와
유행 심리의 자극을 특징으로 하는 트렌디 드라마를 벗어나면서도 벗어나지 않은 새 감각의 드라마였다는 평이다.
문화부·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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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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