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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1호점 철저 분석-<커피프린스 1호점>이 우리를 홀리는 이유(5편)
<커피프린스 1호점> 이정아 작가 인터뷰

꿈꾸듯, 사랑하듯, 행복하게 글 쓰는 여자-이정아작가

그녀는 꿈꾸는 듯 보였다. 세상 모든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만화와 소설에 대한 외사랑에 열병을 앓고 있을 무렵 작가란 호칭을 얻었고 이젠 자신이 쌓아올린 산의 봉우리에 서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메아리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99년, 그녀는 안정적인 증권회사를 뛰쳐나와 로맨스 소설의 길로 들어섰다. 평소 스트레스를 책 속의 사랑이야기로 풀 만큼 동경을 품고 있었고 또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도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활자와 영상을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섭취하던 그녀가 직접 이야기를 만든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다. 그 시절, 친구들의 이름을 넣은 소설로 ‘쓰는 재미와 보여주는 재미’를 동시에 누리며 창작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소설을 쓰는 시간은 읽는 시간만큼이나 즐거웠고 그 행복감은 달콤한 사랑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리고 <커프> 역시 그녀만의 밝고 즐거운 이야기로 가득한 로맨스 소설로 태어났다.

소설의 드라마화가 거론될 때도 이정아 작가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동안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왔지만 고단하게 시간만 보내다 성사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이윤정 PD의 전화를 받았다. “드라마 작가가 되어보지 않을래?” 하는 제의를 덜컥 받아들이고 나자 거짓말처럼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 PD의 관심은 그녀의 또 다른 소설 <모던 걸의 귀향>에 있었다. 하지만 촉박한 제작일정으로 시대극에 대한 준비가 힘들어 무산되고, 결국 <커프>가 선택됐다.

막상 팀이 구성되고 보니 그야말로 ‘초짜’들의 집합이었다. <태릉선수촌>으로 인정받았지만 긴 호흡의 미니시리즈가 처음인 이윤정 PD를 필두로 난생 처음 드라마를 집필하게 된 이정아 작가, 그리고 함께 작업 중인 장현주 작가 역시 단막극으로 인정받은 유능한 인재지만 월화드라마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신인들인 만큼 오히려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절대로 현장에서 쪽대본을 날리는 일은 하지 말자’는 다짐 하에 체계적인 준비를 했고 1회가 방영된 후 주변의 모든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고은찬 캐릭터에 대해선 누구보다 이정아 작가의 부담이 컸다. 최초 자신이 만들어낸 캐릭터인 만큼 충분히 느낌을 살려줄 배우가 누구일지 고심했다. 처음엔 키가 크고 보이시한 느낌의 운동선수나 신인급에서 찾아보려 했다. 그런 만큼 윤은혜가 거론됐을 땐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갈수록 여성미를 더해가는 배우였으니…. 하지만 캐스팅이 확정되고 난 후엔 모든 결과를 최선으로 인정하고 집필에만 신경을 썼다. 그리고 지금은 은찬이 되어준 윤은혜가 고맙기 그지없다.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선균과 채정안에 대해선 고마운 동시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 두 사람이 맡은 한성과 유주라는 캐릭터가 원작에서부터 워낙 밋밋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캐릭터는 두 배우를 만나면서 개성과 호감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자신이 쓴 재미없는 대사들로 힘들어할 배우들에게 미안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퍼센트, 아니 1,000퍼센트’를 살려주는 그들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커프>의 은찬 캐릭터을 보고 있으면 남장여자를 소재로 했던 일본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장국영 원영의가 출연했던 홍콩영화 <금지옥엽>, 박선영이 남장을 했던 <가슴달린 남자> 등의 유사 소재 작품이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최근에 방영된 만큼 드라마의 시작과 함께 많은 이들 사이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선 두 작품 속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비교분석이 유행할 정도. 하지만 이정아 작가는 단호하다. “우리 배우들이 최고예요!”

 

<커프>에 매달리느라 근 5개월 동안 문화생활을 못했다는 그녀. 가끔 머리를 식힐 겸 TV 드라마를 본 것이 전부다.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세상 모든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 대답이 뭔가를 의식한 상투적인 멘트처럼 들리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느냔 물음에 그녀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만큼 <커프>에만 온 정신을 다 쏟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선 “이번 한 번만 하고 말 거냐?”고 하지만 지금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기에 마치 ‘이것만 하고 죽을 정도로’ 힘을 쏟게 된단다. 다만 이론적인 어떤 기반도 없이 시작한 드라마이기에 종영 후에는 차근차근 새롭게 공부를 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로맨스 소설은 읽는 동안 한없이 즐겁고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해 준다. 지난한 삶의 무게를 활자를 통해 풀어나가던 마니아에서 작가가 됐고, 이젠 드라마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뛰어들었다. 새로운 도전이 빛을 발해 기분이 좋지만 어서 과거가 되어버리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그녀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커프>를 통해 많은 이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저기, 말 안 하고 다닐 테니… 누가 죽는다든가 하는 반전은 없나요?” 하는 기자의 얼빠진 질문에 이정아 작가는 ‘썩소’를 날리며 작업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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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