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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공간을 주고 싶었다.”
트랜스젠더의 아픔을 다룬 MBC 새봄 연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의 2화 ‘기쁨’편을
연출한 고동선 PD는 이번 드라마에서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타인에게 말 걸기’였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국 로비에서 만난 그는 지난주말 방송된 '기쁨'이
호평을 받아서인지 홀가분하게 드라마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고 PD는 "이 드라마는 트랜스젠더 이야기가 아니다"며 "사회로부터
소외된 모든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고 PD는 처음에는 트랜스젠더를 다룬 이 드라마에 굳이 하리수를 등장시킬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트랜스젠더의 이미지가 있는 다른 여배우를 기용할 생각이었으나
하리수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한다.
“드라마는 진정성을 갖춰야 하는데 하리수가 그 진정성을 뒷받침 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결과적으로 하리수의 캐스팅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호평이 있기까지 하리수가 극중 트랜스젠더인 '김혜정'이 되는 과정은
험난했다. 고 PD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하리수에게 요구했던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트랜스젠더들은 오히려 여성성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리수 역시 처음에는
과장된 콧소리에 묻혀 그 자신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고 PD는 하리수를 직접 만나면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자신의 편견과 또한 하리수
자체에 대한 편견을 많이 깼다고 한다.
TV의 쇼 프로나 가요 프로에서 보여진 하리수는 대중들의 선정적인 호기심이나
독특한 섹스 심벌로써의 이미지만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섹시함’만으로
소비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 PD가 만난 하리수는 섹스 심벌도 아니었고, 진귀한 구경거리도 아닌
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고 PD는 이 드라마에서 콧소리 없는 하리수 본래의 목소리를
내라고 주문했다.
여성적인 매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보이시하고 보헤미안 적인 털털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하리수도 겉돌았다. 하지만 점차 배역을 이해하고 제작진과 많이 대화하면서
그 스스로 배역과 하나가 되어 울더라.”
특히 병원에서 깨어나 어머니의 손을 잡고 우는 장면에서 하리수는 콧물이 흐를
정도로 연기에 몰입해 제작진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비록 극 중 혜정이 하리수의
본 모습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하리수도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고 PD의 생각이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소수자, 혹은 타인에게
말 걸기’를 시도했으면 하는 것이 고 PD가 드라마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고 PD는 마지막으로 2회의 이야기에서 다 담아내지 못했던 트랜스젠더의 갈등과
가족과의 관계를 ‘떨리는 가슴’의 다음 연작에서 이어 받아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석현혜 기자 acti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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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12 (화)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 2005-04-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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