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형범(31)은 요즘 설레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만년 단역으로 활동하다가 MBC 수목드라마‘90일. 사랑할 시간’(박해영
극본·오종록 연출)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비중있는 조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지석(강지환)의 친구인 덕구로 출연해 췌장암에 걸린 지석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왈숙 역의 윤현숙과 멜로 연기도 펼친다. 드라마 초반 암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한 지석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시청자 게시판에‘덕구 마니아’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 2000년 SBS 공채 9기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여자 파트너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건달. 웨이터. 포졸 등 단역만 맡다보니 여자 연기자와 멜로 라인을 형성할 기회도 없었다.
굳이 꼽으라면 SBS‘돌아와요 순애씨’에서 박진희를 짝사랑한 게 전부다. 본격적인 사랑을 나눈 적은 한번도 없다.
“그동안 여자
파트너와 눈빛을 주고 받으면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조금 어색해요. 눈을 부라리는 연기만 하다가 착한 눈빛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구요.
소심하지만 착하고 순수하고 따뜻한 덕구의 모습이 실제 저랑 똑같아요. 시청률이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어 안타깝지만‘시청률이 안나와도 작품과
배우가 살아남는 드라마가 있다’는 오종록 PD님의 말씀을 믿고 열심히 연기하고 있어요.”
강지환과 김하늘의 사랑이 심각하고
진지하다면 김형범과 윤현숙의 멜로는 약간 가볍고 코믹하다. 김형범은“적절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춘향전에서 방자와 향단의 로맨스같다”고
설명했다. 김형범과 윤현숙의 톡톡 튀는 멜로 연기가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지나치게 무겁고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90일. 사랑할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