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록 뮤지컬 '록키호러 픽쳐쇼'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오른 그는 그동안 뮤지컬 '그리스'에서 두디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고, 최근 임상수 감독의 영화 '오래된 정원'의 촬영도 마쳤다.

윤희석은 역시 뮤지컬 계에서 활약하다 최근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와 tvN의 '하이에나' 등 TV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오만석과 최근 MBC 의학드라마 '하얀 거탑'의 주인공을 꿰차 화제를 모은 이선균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 동창이다. 때문에, 이들의 부상과 함께 윤희석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의 오만석이라구요? (웃음) 만석이나 선균이 저희 셋다 모두 좀 어리버리하고, 우유부단한 면이 닮았어요. 선균이랑은 10년 동안 일주일에 세번씩 볼 정도로 친하죠. 저희가 한예종 1기 졸업생인데, 그동안 선배들이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젠 셋 다 잘되야죠."

그가 이번 드라마에서 맡은 역은 김하늘(미연)의 남편 김태훈 분.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옛 연인과 90일을 살겠다는 아내를 바라봐야 하는 역이다.

"앞으로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당분간 웃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극중 인물이라면, 참 보내기도 그렇고, 안보내기도 그렇고 애매한 상황인 것 같아요. 극중 태훈은 괴로워 하는 부인을 보고 폭발하지도 못하고 감추지도 못하는 심적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예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마다 각자의 사연이 참 구구절절 하죠?"

이 드라마에 김하늘의 옛 사랑으로 등장해 삼각관계로 등장하는 강지환과는 특이한 인연도 같고 있다. 뮤지컬 '로키호러쇼' 공연 당시 윤희석은 주연으로 출연했었고, 강지환은 코러스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것. 이번 작품에서는 서로 주, 조연의 위치가 뒤바뀐 것에 혹시 속이 상하지는 않을까.

"아뇨, 그런 건 전혀 없어요. 비록 코러스 였지만, 그때도 너무 잘생겨서 공연 끝내고 밖에 나가면 매니저들이 지환이에게 명함주기 바빴거든요. 이번 작품하면서 같이 전화통화도 자주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그 역시 요새 잘 나간다는 뮤지컬 스타들 처럼 팬까페는 물론 어디서나 팬들을 몰고 다닌다.

"저는 항상 저희 팬들에게 항상 저만 바라보지 말고 뮤지컬 계에서 활동하는 많은 배우들에게 두루두루 관심을 쏟아달라고 말해요. 사람은 언젠가 질리기 마련이거든요. 앞으로 드라마를 찍더라도 1년에 한편씩은 꼭 무대에 설거예요."

습득하는 것이 느린 편이라 지금 뭘 더 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시쳇말로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윤희석. 임상수 감독에게 '콕' 찍혀서(?) 영화 '바람난 가족' 때부터 캐스팅을 하고 싶어했다는 그에게서 앞으로 브라운관에서도 발휘할 만만찮은 내공이 벌써부터 느껴졌다.

[MBC 새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하는 윤희석. 사진 = 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