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진 “힘 뺐더니 ‘형태’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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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화방송 〈9회말 2아웃〉(극본 여지나, 연출 한철수)은 남자주인공 형태를 통해 지금 30대 여성들이 원하는 남자친구상을 잘 보여준다. 극중 형태는 여자친구 난희가 힘들 때 “안아줄까?”라며 감싸주고 거리낌없이 이성 문제 상담도 해준다. 그래서 30대 전후 여자들을 위한 드라마로 분류되는데, 그 나이대의 남자들이 보기에는 어떨까? 형태 역을 연기하는 배우 이정진(30)을 지난 4일 경기 양주의 세트장에서 만났다.

※여자들의 로망 ‘남자친구’를 보여줬다.

=몰랐다. 한국 남자들이 많이 무뚝뚝한가 보다.(웃음) 형태는 재벌 2세도 아니고 그저 괜찮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남자다. 남들보다 조금 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을 뿐이다. 난희의 대사처럼 폭발하고 싶을 때 말을 쏟아내면 그거 받아주는 쓰레기통도 됐다가 무슨 짓을 해도 편들어주는 응원군도 되어주는 그런 친구라는 점이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남자로서 형태를 어떻게 생각하나?

=만화적인 캐릭터 아닌가?(웃음) 형태는 관심 있는 한 가지 분야만 보고 그것에 깊게 빠져들었다가 금세 빠져나온다. 리액션(반작용)이 빠르고 감정 기복이 크다. 기분이 안 좋았다가도 헤헤 웃으며 ‘밥 먹자’ 그러기도 하고. 연기하기는 아주 힘들었다.(웃음)

※기존 영화와 드라마에서 거친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어깨와 눈빛에 힘을 빼고 한결 유연해졌다. 배려심이 많은 형태의 모습에 맞는 변화인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누구나 노력하면 형태처럼 될 수 있다.(웃음) 처음에는 ‘내가 과연 형태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랬더니 이제는 형태라는 캐릭터에서 벗어나 이정진으로 돌아오는 게 힘들다. 지금까지 맡은 배역은 내 모습과 많이 동떨어져 실제 내 모습으로 돌아오기 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배우로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9회말 2아웃〉은 30대 남녀의 고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실제 서른의 문턱에 들어선 남자가 보기에는 어떤가?

=20대 때에는 사랑 하나만으로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제는 현실적인 상황도 따지게 된다.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감정들이 드라마에 녹아 있어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그리고 목까지 올라오지만 내뱉지 못하는 말들을 이 드라마에서 대신 다 쏟아내니 속 시원하더라. 가장 공감 가는 대사는 난희가 정주의 프러포즈를 받아주기로 했다는 말에 ‘이런 거구나, 장난감을 뺏긴 기분이’라는 거다.

※난희와 형태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보는가?

=주변에서도 흔하게 있는 일이지만 나는 친구에서 이성으로 발전하는 사랑 말고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린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스타제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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