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아웃>의 홍난희
|
나이: 서른
직업: 곧 무너질 출판사 직원
장래희망: 작가
장기목표: 신춘문예 등단
인생관: 인생은 야구다!
술버릇: 형태한테 꼬장부리기, 형태 머리 때리기, 형태한테 소리 지르기, 형태한테 업히기, 형태한테 발길질하기, 형태네 아랫집에 가서 문 걷어차기, 정주 보고 싶다고 울기
여기서 형태란? 애인도 남편도 아닌 것이 삼십년 동안 옆에 붙어 있다 못해 같이 살고 있는, <잭 웰치의 31가지 리더십 비밀>을 읽으며 난희의 단축번호 1번을 꿰찬 3회 스코어 현재 동거남.
그러면 정주는? 한참 아래 연하의 앞길 창창한 야구선수, 단순무식에 새끼마초 증후군을 보이지만 은근 귀여운 보편적인 연하남, 그러나 잠깐의 이별기간 동안 단축번호 1번을 빼앗긴 3회 스코어 현재 애인.
원아웃
일단 9회까지 잘 풀리던 게임, 타고난 기럭지에 물려받은 얼굴로 홈런은 아니지만 장타와 연타로 먹고 살던 이십대를 보내며 이 게임은 이긴 게임이라고 자만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목에는 주름이 한 가득, 화장은 날로 두꺼워지고, 변변한 직장도 없이 몇 년째 신춘문예에 낙방 중. 요새도 신춘문예에 도전하세요? 라고 묻지 말자, 인터넷 소설을 써봐, 라는 위안도 묻어두자, 문학의 순수성에 반했는지 작가라는 타이틀에 반했는지, 혹여 상금에 반했는지 몰라도 그녀는 어쨌든 ‘조선 시대에 UFO가 등장하는’ 소설로 무려 등단을 노리는 야심가, 공자는 나이 서른을 이립(而立)이라 했거늘 기초공사가 부족한 난희는 나이 서른에 출가, 등단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형태 집에 기생하기를 마다하지 않으니 연속 타율 부진을 기록하다하다 아차, 원아웃.
투아웃
인생사 야구와 닮았다지만 그렇다고 야구 선수를 애인으로 삼을 확률은 21명의 사람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한 명이 이길 확률과 비슷하다, 물론 난희는 이 모든 조건에 연하남이라는 조건이 하나 더 붙었지만 그렇다고 자만하지 않는 법, 진정한 고수는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아도 고기가 알아서 달려와 주는 법, 오고가는 문자 질에 동창이 밝는 것도 잊은지 오래, 하지만 날이 갈수록 깊어가는 사랑에 비례해 주름도 늘어가니, 생각 없는 정주와 버릇없는 정주 팬들 때문에 일단 헤어지고 봤더니 맙소사, 하루도 술을 아니 마시면 정신이 들지 않으니 형태한테 업히고 찬물 세례 받고 남의 집 대문 걷어차길 오래, 마침내 눈물의 재회를 이루었으나 문득 형태를 돌아보니 링클 크림 안 바르고 잔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 삼십년 지기가 남자로 보이면 어쩌자는 건데? 투아웃!
지금 난희에게 필요한 테스트
난희에게 책을 선물하자
작가되는 법, 선배에게 배운다!
(글) 차우진 lazicat@t-fac.com
(매거진t 블로그) 서교동 t 팩토리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magazinet)
저작권자 ⓒ 매거진t.(www.magazinet.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