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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 조명 50부작 다큐 나온다
대하소설처럼 호흡이 긴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등장한다. MBC 스페셜은 난징대학살, 러시아혁명, 1·2차세계대전 등 근대 인류의 운명을 들었다 놓은 대사건을 2009년까지 5년에 걸쳐 다룬다. 총50부작으로 이뤄진 이번 시리즈는 MBC 역사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PD들이 연출을 맡아 그동안 축적해온 취재 수완을 이어간다.

첫걸음은 ‘난징대학살 3부작’으로 내딛는다. 난징대학살을 시리즈의 머리로 삼은 이유는 근래에 거세지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바람과 관련돼 있다.

1부 ‘잊혀진 홀로코스트’(12월 4일 밤 11시25분·사진)는 초입부분에서 1937년 12월 중국의 수도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의 잔인한 만행을 증언한다. 칼로 난자당한 아이의 주검과 강간당한 뒤 정신을 놓아 버린 소녀의 모습이 담긴 흑백 영상이 충격적이다. ‘난징대학살’편을 연출한 조준묵 PD는 “인류 역사상 비정한 전쟁이 숱하게 일어났지만 난징대학살에는 유난히 참혹한 광경이 많다”며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던 일본의 본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잊혀진 홀로코스트’는 난징에서의 잔혹한 학살을 폭로한 중국계 작가 아이리스 장의 자살사건을 중심에 놓는다. 그는 논픽션 ‘난징의 강간’을 펴내고 8년 뒤인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변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다큐멘터리는 아이리스 장이 난징대학살을 고발하는 과정에서 협박받았고 그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밝힌다. 2부 ‘진실 게임’에서는 난징대학살이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부정하는 일본의 정치세력을 조명하고, 3부 ‘증언’은 난징전 참전군인들의 회고를 담았다.

‘난징대학살’이 방영된 후엔 2006년 러시아·중국 혁명, 2007년 1·2차 세계대전, 2008년 한국·베트남전쟁과 쿠바혁명, 2009년 냉전의 종식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이어진다.

50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총괄기획한 정호식 CP(책임 프로듀서)는 “그동안 우리는 강대국의 역사관에 흡수돼 주변국 처지에서 세계사를 봤으나 이번 시리즈는 우리 관점으로 세계사를 다룬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만의 색다른 시도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한류를 일으키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2005-11-30(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