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아의 부모님은 국군원호병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육군 소위였던 아버지는 대간첩작전에서
척추장애를 입은 환자였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의 간호사였습니다.
어렵게 결혼한 두 사람에게, 결혼 7년 만에 들려온 임신 소식.
그러나 반가움과 함께 걱정도 깊었습니다.
아버지는 통증을 잊기 위해 몰핀을 상용했고,
어머니는 임신 사실을 모른 채 감기약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유산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아기는 부부에게 내려진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기만 하면 사랑하겠노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네 개의 손가락, 가느다란 발에 발가락도 하나 뿐인
아기를 가족들마저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은 캐나다로
입양을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눈에 두 개의 손가락은
갓 피어나는 튤립 꽃봉오리같았습니다.
아기의 손가락에 입을 맞추며 어머니는 기도했습니다.
이 아이를 내 품안에 거두게 하소서...
그리고 10살에 죽은 가여운 성녀 희아신타의 세레명을 따 이름을 희아라고 지었습니다.
기쁠 喜, 싹 芽 세상에서 기쁨의 싹이 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바램이 희아를 피아니스트의 길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