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취재 후기
제작진이 들려주는 방송으로는 못다한 이야기...
 푼푼한 人情은 중국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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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2005-08-16

 

푼푼한 人情은 중국집에서

 


지난 일요일,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팔없는 천사 태호의 모습이 방송 된 후 시청자 게시판은 그야 말로 달아올랐습니다.  야근 기자들은 도대체 상락원이 어디냐, 후원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전화를 받아내야 했고 회사 사람들도 모이기만 하면 '방송 보니 태호 참 용하더라.'는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태호는 살아있는 천사였습니다.

두 팔이 없는 태호의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두 발로 서기 위해 힘든 치료를 참아내는 의지, 아빠가 되겠다며 활짝 웃는 얼굴에 다들 감동했지요.

태호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얻었다는, 그리고 그 보답으로 상락원을 후원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후원을 하겠다며 상락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온 사람들도 3일 만에 100명이 넘었고, 냉장고와 세탁기가 부족하다는 말에 여러명이 제공하겠다며 연락을 해왔다더군요.

상락원 선생님들이 단골로 자장면을 시켜먹던 한 중국집은 마침 자장면을 주문해온 상락원에 인심을 쓰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원생이 90명 가까이 되니 한 달에 한 번, 공짜 자장면을 상락원에 배달하겠다고요. 이 소식을 듣고 주인 아저씨를 만나러 중국집에 가니 아저씨는 도망을 갑니다. 요즘 장사도 안 돼 종업원들도 모르게 도우려 했는데 방송에 나가서 낭패라고요. 푼푼한 인정은 비싼 고급 음식점이 아니라 허름한 중국집에서 납니다.

방송을 본 서원석 씨는 상락원에 전화를 걸어 지웅스님에게 대뜸 '태호를 잘 키운 것이 감사하다.'는 말을 했답니다. 원석씨는 태호가 아기였을 때 상락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 태호가 많이 아팠을적 모습을 기억합니다. 팔이 없고 몸도 허약한 태호를 남겨두고 온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니 원석 씨가 키운 것 처럼 뿌듯했답니다. 태호와 동갑내기인 셋째 아들 창수(가명)도 뇌성마비를 앓아 태호가 남같지 않다는 원석 씨.


원석씨는 콧잔등이 시큰해져 두 아이들에게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태호를 만나려 했지만 2580 촬영을 하고 난 뒤 열이 올라 안정을 취하고 있다는 지웅스님의 말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태호는 다른 아이들보다 몸이 약해서 조금만 열이 나도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워낙 카메라를 좋아하는 터라 카메라가 오면 흥분을 하고 금방 열이 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상락원은 밀려드는 취재 요청을 모두 거절하고 있답니다.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태호, 태호는 희망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유명해 진 걸 아는지 모르는지... TV 방송을 본 태호는 지웅스님과 선생님들의 얼굴을 보고 와하하 웃으면서 두 발로 박수를 칠 뿐입니다. 이렇게 순수하고 밝은 태호가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저의 바램이고 여러분의 바램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