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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찾기

기획 : 정성후  연출: 성기연  
글,구성 : 이아미  조연출 : 임종명  
취재 : 김현희  

방송시간
4월 22일(금) 밤 11:15 ~ 12:15

 
 
 
기획의도

교육은 우리나라에서 빈부격차를 뛰어넘는 신분상승의 기회로 여겨져 왔고,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분야보다 공정해야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여기서 ‘공정’이란 능력과 노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균등한 기회’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
그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리더 그룹들은 가난한 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꿈을 버리지 않아 성
공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이미 수 년 전부터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은 끝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과연 오늘날은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시대”일까? MBC 스페셜에서 < 2011,개천에서 용 찾
기 프로젝트 >를 시도해봤다.  

주요내용

예부터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면 ‘개천의 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
나 서울지역에서 강남 3구 출신 학생들이 올해 서울대학교 신입생의 약 40%를 차지하고,
전통적인 명문 고등학교가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도 내놓지 못하는 등,
점점 교육의 빈부 격차가 늘어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대체 어디에 가면 개천의 용을 찾을 수 있을까?

- 개천의 용들을 만나다!

개천에서 난 용들을 만나는 일이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0년대부터의 신문 기사와
방송자료를 찾아보고, 헌 책방의 고시 합격 수기까지 샅샅이 뒤졌다. 서울대학교 각과 동문
회에 문의하기를 수십 차례, 겨우 연락이 닿고도 과거에 대해 얘기하는 걸 꺼려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전근 간 고3 담임선생님의 현재 근무학교를 알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의 도움
을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여관 시동, 음식점 종업원, 막노동꾼 등을 전전하다 스물한 살에 중학교
검정고시를 시작해 7년 만에 사법고시까지 패스한 박영립 변호사.
구로공단 노동자에서 사법고시에 도전해 그해 고졸 학력으로는 유일하게 합격한 노관규 순
천 시장.
자타공인 용으로 거듭난 두 사람은 ‘가난’이 힘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
음을 회상한다. 그리고 점차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는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누
구보다 걱정한다.



“그때는 사실 방송에 나가는 것도 자신의 환경을 다 공개를 해야 되다 보니까 부끄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때 서울대 입학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도가 그거밖에 없
었어요.”
                      - 2005년 MBC ‘사과나무 장학금’ 출연, 서울대학교 졸업생 차송훈 int 中

“아무리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선생님과 함께 산다는 건 부담스러웠죠. 근데 그런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이 없었다면 정신줄 놓고 살았을 것 같아요. 달리 생각해보면 기분 좋은 압박
감 같은 거죠.”
                                                             - 서울대학교 조소학과 졸업생 김종찬 int 中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젊은 예비 용들은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고 말했다. 생계 걱정을 하느
라 사교육은 꿈도 꾸기 어려웠고, 주변의 도움 없이는 학교 공부조차 맘껏 할 수 없는 현실
에서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다섯 명의 젊은 용들. 그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은 수재 형은 아
니었고 다만 노력만큼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리고
이들은 아직 자신들은 용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한다. 과연 이들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 누구나 용이 될 수 있다.



“네가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줄 몰랐다.”
2010년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34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한 허각에게 대회가
끝난 뒤 그의 아버지가 한 말이다. 부모님을 비롯해 그의 주변 사람들 모두는 “네가 노래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냐”며 노래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허각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주
목받았던 장재인 역시 그녀가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치기어린 소리라며 나무랐다고
한다. 그들이 만약 가수의 길을 포기했다면 지금도 여전히 각각 환풍기 수리공과 고시원의
자퇴생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요즘 패션업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디자이너로 통하는 최범석의 인생도 드라마틱하기는 마
찬가지. 그는 자신만의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를 만들어 국내 최초로 프랑스 유명 백화점
에 입점했고, 2008년에는 모두의 우려를 깨고 뉴욕 패션계 진출에 성공했다. 그에게는 그의
패션만큼 유명한 것이 있는데 바로 ‘고졸/동대문 출신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다. 그는 19살에
노점상에서 옷을 파는 것으로 시작해 동대문의 의류매장을 거쳐 패션업계의 주류에 들어선
입지전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인터뷰할 때, 어느 학교 나오셨나요? 아무도 안 물어봐요. 단 한 명도. 그들은 저
의 학교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 디자이너 최범석 int 中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남들보다 먼저 내가 진정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점”을 꼽는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을 거듭한 점이 남들과 달랐던 것 같다고 말
한다. 자기 눈앞에 놓인 현실적인 장애물을 하나하나 극복하다보니 지금에 이르렀다는 그는
어린 후배들에게 벽이 높다고 포기하지 말고 직접 부딪쳐보라 조언한다.

- 2011년, 새로 쓰는 용의 공식.

해마다 대학 수학 능력 시험 날이 되면 온 나라가 마비가 될 정도로 대학 입시에 열을 올리
는 우리나라. 그러나 수능 응시생의 단 1.6%만이 소위 SKY대학교에 진학하고 그 중에 0.4%
만이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2011년도 기준) 그리고 명문대에 진학한 후, 이른바 스
펙 쌓기에 열을 올려 대기업에 취직을 해도 ‘사오정 오륙도’ (사십오 세 정년퇴직. 오십육 세
까지 남아 있으면 도둑놈)를 걱정하게 되는 게 현실. 그런데도 기성세대는 여전히 성공 확
률이 극히 소수인 ‘공부’에서만 용이 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용이 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해요. 김제동, 박경철,
이외수. 사람들은 이들을 용이라고 부르죠. 김제동은 교육을 잘 받았나요? 이외수는 무슨 대
단한 교육을 받았나요?”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 int 中

많은 사람들이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비관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용은 꾸준히 나고 있는데 다만 한 가지 잣대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만 받은 사람은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잘사는 사람들
은 개천에서 더 많이 나올 거예요.“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int 中

우리 사회는 그동안 개천에서 난 용들을 굉장히 높이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 정주영 전 현대 회장... 그들의 정직한 땀과 노력은 온 국민에
게 성공 신화이자 미담으로 기억된다. 그런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자기 계발
의 기회를 갖지 못해 ‘개천 용’의 명맥이 끊긴다면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천에서 용
이 나게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에서 모색해보자.

 
 





2011/04/15(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