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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웃음이 뒤엉킨 애잔한 졸업식은 이제 옛말.
언젠가부터 졸업은 일생의 통과의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겨울 끝자락. 가슴 저미는 졸업을 맞은 이들이 여기 있다.
섬마을 위도에서 13년 동안 홀로 키운 손자를 뭍으로 보내야 하는 할머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로 제자들의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중학교 담임교사!
지난겨울, 할머니와 손자, 스승과 제자가 졸업하기 까지.
그 여정을 통해 애틋한 가족애와 사제 간의 사랑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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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위도 곤희와 할머니의 졸업 이야기
#1. 13년 동안 할머니와 섬에서 단둘이 살아온 섬 소년, 곤희
전북 부안의 섬마을 위도! 남학생 세 명이 전부인 초등학교 6학년에는 한눈에 봐도
듬직해 보이는 소년이 있다. 바로, 두 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정곤희!
생계를 위해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은 병환중인 할아버지를 모시고 전주에 살고 있다.
“할머니는 제게 엄마 같은 존재죠” 땅에 놓을 새도 없이 애지중지 곤희를 키워 온 할머니(장 정술, 73)는 최근 팔과 다리 수술을 받을 정도로 몸이 성한 데라곤 없다. 훌쩍 자란 곤희는
이제 할머니의 손발이 되어 집안일부터 밭일까지 척척 돕는 든든한 손자다.
 
#2. 졸업 후, 섬을 떠나기로 한 곤희와 할머니의 눈물.
죽도록 키워 놓으니까 자기 아빠 엄마한테 간다고?
내가 사랑하고 키운 것을, 꽃같이 키운 것을 ... 저걸 보내고 내가 어떻게 혼자 살까 몰라 ..
- 할머니 int
겨울 내내 할머니와 곤희는 늘 티격태격 이다.
곤희가 초등학교 졸업 후 부모님이 있는 전주로 가게 된 것. 이제 할머니와 함께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떠나는 손자가 야속한 할머니는 정을 떼기 위해
맘에도 없는 말을 매번 내뱉으신다. 없는 형편에 당신까지 짐이 될까 자식들의 권유에도
전주행을 한사코 마다하는 할머니. 그럼에도 곤희를 차마 보낼 수 없어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데. 그런 할머니의 마음은 알면서도 부모님이 계신 전주에 가고 싶은 곤희는
답답하기만 하다.
섬에 있으면 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데요. 전주에 가면 할머니가 마음에 걸리고.
어딜 가나 걱정이에요. - 정곤희 int
 
#3. 겨울 끝자락. 결국 찾아온 곤희의 졸업식
니들은 내 맘을 모른다. 자다가 내 품에 없을 곤희를 생각하면 ....
나는 곤희 졸업식 절대 안 간다. 이제 아빠 엄마랑 살 건데 내가 가서 뭐하겠냐 - 할머니
곤희의 졸업을 맞아 곤희 엄마는 일 년 만에 시어머니를 찾았다! 할머니가 하소연과 눈물로
자식들을 원망 해 봐도 곤희의 전주행을 돌이 킬 수 없다. 재봉틀을 돌리며 시아버지
병수발을 해오느라 12년 동안 곤희와 떨어져 지낸 엄마도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졸업식 전날 할머니는 결국 곤희의 졸업식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데...
곤희는 이대로 할머니의 축하도 받지 못한 채 졸업식을 치르게 될까?
이야기 둘>> 대구 강동중 3학년 7반의 졸업 이야기
#1. 강동중 최고의 오지랖 교사, 말마 샘!
대구 강동중학교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학생들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선생님이 있다.
3학년 7반의 담임이자 윤리 교사인 김병하 선생님. 학생들은 그를 말. 마. 샘이라 부른다.
말을 그만 좀 했으면 싶다 할 정도로 말을 많이 하거든요. 하하. 그리고 말을 좀 닮았어요.
그래서 애들이 말마 샘이라고 불러요. - 3학년 7반 김혜인 int
지각생부터 수업 땡땡이까지, 강동중 말썽꾸러기 학생들은 말마샘의 예절교실로 집합!
체벌 대신 대화를 통해 자기 잘못을 고백하게 하고 108배와 명상으로 자기반성을
하도록 아이들을 독려하는 게 말마샘의 역할이다. 매일 한 시간,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예절 교실을 거치고 나면 아이들은 거짓말처럼 180도 바뀐다!
애들이 예절 교실을 딱 거치고 나오면 배꼽인사를 할 정도로 행동이 탁 바뀌어요.
그걸 바라보는 저희들도 신기할 정도라니까요? - 김미정 선생님 int
 
#2. 최고의 인기 선생님, 해임 교사가 되다!
그리 썩 좋지 않은 인상에 끊임없는 잔소리까지. 하지만 말마샘은 강동중학교
최고의 인기 선생님이다. 초콜릿과 땅콩을 넣어 만든 ‘시험 잘 보는 약’을 제자들에게
챙겨주고, 급식 시간엔 웨이터가 되어 학생들이 앉을 자리를 찾느라 분주하고,
방과 후 떡볶이 파티에, 형편이 어려운 제자의 가족까지 챙긴다.
그런 말마샘이 담임을 맡은 3학년 7반은 최고의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
너무 너무 힘들어도 남한테 표현도 잘 못하고, 말도 잘 못하는데 그때 마다 선생님이
먼저 다가 오셔서 힘드냐고 물어보세요. 저한테는 큰 감동이고 힘이 되었어요.
- 신수민 학생 int
교사와 학생이 아닌 스승과 제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든다는 게 선생님의 교육 철학!
그 방법은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과 존중에 있다고 믿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학생들도 선생님에게 마침내 마음을 열었다.
그런 스승과 제자에게 방학을 며칠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전해졌다.
  #3. 해직교사, 말마샘과 3학년 7반의 졸업식.
정부가 모 정당에 매월 1만원 씩 후원금을 내었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내린 전교조
교사 중 말마샘의 명단도 포함 된 것. 제자들과 눈물의 마지막 수업을 한
말마샘은 2010년 12월 30일로 해임 교사가 되었다.
해직 후 40여일. 졸업식 전날 말마샘은 제자들에게 직접 졸업장을 주고 싶어
학교에 간곡하게 부탁을 한다.
일 년 동안 키운 아이들이니 졸업장만큼은 제 손으로 나눠주고 싶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 김병하 말마샘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교직권이 없는 교사가 졸업장을 나눠 주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말 뿐.
결국 선생님은 먼발치에서 제자들의 졸업을 지켜 볼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 ‘지금은 라디오시대’의 최유라씨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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