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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은 몸으로 인도 전역을 떠도는 사람들이 있다. 속옷조차
입지 않은 완전한 맨 몸이다. 이들에게 탈의(脫衣)는, 세속에의 집착을
벗어던지는 첫 걸음. 욕망을 버리고,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기 위한 고된 수행에 삶 전체를 바친다. 죽는 순간까지의
고행(苦行)으로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영원한 안식인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들은 인도 자이나교의 공의파(空衣波,
Digambara), 즉 '하늘을 입은 사람들'이라 불리는 수행자들이다. ◈ 고행의 정점. 머리카락 뽑기
자리에 앉은 이들이 머리카락을 직접 뽑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을
모두 뽑는데 걸린 시간은 3시간 여. 한 번의 움직임도 없었다. 이들은
3달에 한 번씩, 머리카락과 수염을 뽑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3개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면 머리에 세균이나 ‘이’같은
벌레가 생기고 그 이후에 머리를 깎으면 그 생명들을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자이나 수도승들은 털채와 주전자 외에 어떤 물건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손으로 머리키락을 뽑을 수밖에 없다.
◈ 하루 단 한 끼의 식사
이들의 식사시간은 하루에 단 한 번. 물을 마실 수 있는 시간도 이
때뿐이다. 생명체를 죽이지 않으려는 노력은 이 시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모든 식사는 채식. 그런데 이마저도 한정적이다. 벌레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많은 채소는 먹을 수 없다. 브로콜리, 가지 등이 그것이다. 또 감자,
양파, 마늘,생강 같은 뿌리채소들도 금지된다. 뽑는 과정에서 벌레들을
해치기 때문이다.
만약 식사를 하던 중 음식에서 벌레가 나오면 그날 식사는 중단된다.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나와도 마찬가지다.
◈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이들이 가진 것
탈의(脫衣)는 수행 수준이 가장 높은 수도승들에게만 허용 된다.
처음에는 아래 위 모두 입고, 진전되면 아래만 입다가 수행이 깊어지면
모두 벗게 된다. 그러나 여성 수도승들은 옷을 벗을 수 없고 바느질하지
않은 한 겹의 천으로 온몸을 감아 몸을 가린다. 이 한 겹의 천 때문에
여성들은 해탈을 할 수 없다고 여겨진다. 결국 여성들은 다음 생에 남자로
다시 태어나, 나체로 수행해야만 해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이들이 양손에 늘 지니고 다니는
것이 있었다. 털채와 물주전자가 그것. 작은 벌레라도 밟을까 늘 털채로
앞을 쓸며 다닌다. 물주전자의 물은 손과 발을 씻을 때 사용했다. 이
때 쓰는 물의 양은 최소한. 물을 많이 쓰게 되면 작은 생명체를 죽일
가능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편리한 문명의 이용을 거부하고 고행을 택한 사람들. 모든 것을
버리고 해탈만을 향해 사는 사람들. 이들은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수행하고, 또 계속해서 걷는다.
연출의 변
자이나교는 불교처럼 신이 아니라 인간 자신의 노력으로 해탈을 이룰
수 있다고 설파하는 종교입니다. 불교보다 훨씬 빨리 성립되었지만 인도
바깥으로는 거의 전파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강을 건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는 것도 허락되지 않고
수영도 안됩니다. 물 속 생명들에 의도하지 않은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카락이 오래 자라면 벌레들이 생겨서 해치게 될까봐
뽑고, 몸에 세균이 죽을까봐 수도승은 평생 목욕도 못합니다. 하루 한
끼 먹고 물도 딱 한 번만 먹습니다. 그나마 금식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쉬지 않고 걸어야 합니다. 우기를 제외하고 평생을 돌아다녀야 합니다.
집착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이나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국제적인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 그리고 먹거리 파괴로 인간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고 나서야
그들이 설파하는 불살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들을 약탈해 자신의 욕망을 채운 부작용이 우리 스스로를
무너뜨리기 시작하고서야 그들의 ‘不소유’를 다시 돌아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고민 속에서 자이나교 나체승들에 대한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타자를 해롭게 하지 않고, 스스로 소유하지 않는 삶을 잠시나마 함께
볼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편집을 마친 뒤 저는 자이나 수도승들에게
좀 죄송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분들의 몸을 모자이크로 가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께도 자연스런 그 분들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홍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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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의 수행자들은 세 달에 한 번, 손으로 직접 머리카락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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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의 나체 수도승들은 집착하지 않기 위해 계속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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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변에서 잠을 자고 있는 나체수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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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한 달간 수도승들을 동행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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