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인터넷 상에 도배질하다시피 올려진 윤선양의 동생의 글을 몇번이나 접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원장 살해 사건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그냥 돌아다니는 글인가 보다, 누군가 매우 억울한가 보다 생각했지 어떤 판단을 하기에는 무리였지요.

몇번 접하다 보니 뭐야, 아직도 해결이 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관심을 갖고 관련 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다른 학원강사의 글도 올라와 있고
윤선양의 동생의 글도 올라와 있고
윤선양의 동생과 윤선양을 도우려는 마음 좋은 사람들 박 신부님, 제가 너무 좋아하는 노혜경님 등의 글도 올라와 있었지요.

이런 분들이 함께 하는 거라면, 분명 윤선양의 동생의 말이 옳겠구나, 믿음도 갔습니다.
다만, 윤선양의 동생의 글에서 찝찝한 느낌은 남았습니다.
뭐랄까, 성폭행이라는 부분을 너무 강조해서
대단히 선정적으로 읽혔고, 전교 1등이라는 부분, 경찰과 검찰,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주장이 너무 산만해서 요체가 잘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자매의 처지가 불쌍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완전히 믿음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죄와벌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시 한번 예전 관심을 가졌던 사이트를 찾아보기로 했지요. 방영 내용이 윤선양의 동생의 주장과 너무나 상반되었기 때문에, 죄와벌의 경우는 재판 자료를 참고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100% 신뢰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윤선양의 동생에게 가졌던 신뢰는 상당히 무너졌습니다.

다시 찾아간 사이트에서 보니,
윤선양의 동생은 과외 선생의 제자가 아니었다고 해놓고서는
같은 학원에서 공부했고,
형사에게 고문을 받아서 멍이든 언니의 얼굴을 보았다고 해놓고서는, 언니가 어머니 살해 사실을 털어놓은 당일 또는 다음날 언니를 접견했고, 그날 언니는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당했으며 (기자들은 멍든 얼굴을 보지도 못했고 말이죠), 멀쩡한 얼굴로 현장 검증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아버지와 연을 끊겠다고 해놓고,
조윤선라는 과외선생의 이름으로 아버지를 고발까지 한 상태에서
(언니가 고발한 것인지 동생이 고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대학에 들어갔다고 아버지에게서 학비와 원룸 임대료까지
받았다고 한다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언니를 성폭행하고, 자신도 성폭행할 지 몰라 전전긍긍했던,
윤선양의 동생의 인터넷 호소문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을 지도 모른다는 뉘앙스까지 풍겼던 것이 맞다면,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에게서 집에서 나가 따로 살면서도 학비를 받고 살곳까지 받는다는 겁니까?

 윤선양의 동생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속였든, 아니면 윤선양의 동생이 누군가에게 이름만 빌려주었던 나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박 신부님이나, 노혜경씨 같은 선량한 분들을
속인 것은 아무리 어린 학생 - 이제 대학생이니 성인이죠 -
이라고 해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할 테지만,
아버지는 아직 고발하지 않은 듯하더군요.

가정이 원래 화목하고 건전했더라면
그런 천박한 엘리트주의에 빠진 과외교사들의 놀음에 놀아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지금 와서 하면 뭘하겠습니까?

인간의 강인함과 가치는 내면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학문을 한다는 표현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도 모르는
과외 만능주의 학생들이 왜 세상을 살아가는 상식은 배우려 하지 않는지 답답합니다.

교활한 과외 선생들과 어린 학생들의 농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해도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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